[기자의 시각] 진짜 문제는 돈가가 아니다
[기자의 시각] 진짜 문제는 돈가가 아니다
  • by 임정은

세계 돼지고기 시장을 양분하다시피하고 있는 미국과 EU(유럽연합)의 지난해 돼지고기 수출 내역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보인다. 주요 시장이었던 중국 수출이 미국, EU 모두 부진했지만 전년 수준의 수출실적은 유지할 수 있었으며 여기에는 한국 시장이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즉 한국이 미국과 EU 모두 중국의 대체 시장 역할을 한 것이다.

문제는 이로 인해 지난해 한국은 사상 최고의 한돈 생산량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더 크게 늘었고 그 결과는 현재 생산비 이하의 돼지 값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어려운 한돈 시장의 원인을 따지고 들어가 보면 중국이 중요한 발단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돼지고기 수급 상황이 세계 시장, 특히나 한국 시장에는 중요 변수가 된 것이다.

그래서 최근 중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중국 돼지 값이 최근 살아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상승세가 예상되고 있다. 자연히 수입을 늘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한돈 시세가 바닥을 치고 있는 만큼 기대를 갖게 되는 소식임에는 분명하다. 그런데 반가워만 할 일인지는 더 생각해볼 문제다. 한돈 가격이 오르더라도 한돈시장에서 해외 시장 변수의 비중이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특히 지난해 미국과 EU의 주요 시장 가운데 유독 한국만 대체 시장 역할을 했다는 점은 우리 돼지고기시장이 그만큼 공략이 쉬웠다는 방증일 수 있다.

돼지 값을 어떻게 끌어올릴지 최근 업계의 고민이 깊다. 지금 당장의 돈가 부양도 중요하다. 그런데 한돈 시장의 건강한 발전과 지속 가능한 한돈산업을 위해 이 같은 한돈 시장의 취약성을 개선하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문제 개선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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