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PED 발생 농장 후속 대책 방안
[양돈현장] PED 발생 농장 후속 대책 방안
  • by 윤재순
윤재순 선임컨설턴트 / CJ 생물자원사업부문 축산기술센터
윤재순 선임컨설턴트 / CJ 생물자원사업부문 축산기술센터

2019년 초 양돈인들 사이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질병은 아무래도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구제역일 것이다. 이 두 질병이 농장에 발병할 경우 사업의 존폐를 걱정해야 할 무서운 질병이므로 당연히 관심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 2019년 초 겨울 대한민국 양돈장에 가장 큰 손실을 입힌 주범은 돼지유행성설사 즉 PED(Porcine Epidemic Diarrhea)일 것이다. 전국적으로 대유행을 하며 특히 충남과 경상도 지역에서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켰다고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피해 집계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PED는 잘 알려져 있듯 어린 자돈 폐사가 가장 큰 피해 형태이다. 하지만 농장에서 PED로 인한 폐사가 진정된다 하여도 후속 대책을 정확히 마련하지 않을 경우 2차 3차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PED가 지나간 우리농장에 어떠한 후속조치들이 필요한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PED가 발생했던 농장 사양가분들에게 가끔 받게 되는 질문 중 한 가지는 ‘PED때문에 인공감염까지 했었는데 굳이 백신을 계속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것이다. 인공감염으로 강한 백신을 한 셈이니 굳이 더 접종해서 무슨 이득이 있을까 하는 의미일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백신 접종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일단 PED가 발생한 농장은 인공감염 여부와 상관없이 재발 또는 상재화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인공감염을 하였더라도 중화항체가 장시간 지속될 수 없기 때문에 항체가를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독백신을 접종해야만 재발을 방지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경남 S 농장 비닐하우스 후보돈 격리 순치사.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지만 후보돈을 비육장에서 합사하는 것보다 차라리 낫다.
경남 S 농장 비닐하우스 후보돈 격리 순치사.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지만 후보돈을 비육장에서 합사하는 것보다 차라리 낫다.

PED가 발병한 이후 포유자돈의 피해가 잦아든다 하여도 농장 전체에서 PED바이러스의 존재 자체가 사라진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돈사간에도 철저한 차단방역이 요구된다. 그 중 후보돈은 기존 번식 돈군으로 편입되는 새로운 돼지들이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한 존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농장에서 종돈장에서 분양받은 후보돈을 별도의 격리/순치사 없이 비육사에서 합사시켰다가 번식돈군으로 편입시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경우는 농장에서 PED바이러스를 끊임없이 재생산하겠다는 것으로 표현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격리/순치사의 필요성이 PRRS때문에 강조되었지만 사실 모든 질병 관리의 첫 시작이라 생각하고 별도의 사육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 알려져 있듯 PED가 발생하면 가장 많이 피해보는 곳은 분만사 포유자돈이다. 포유자돈은 PED로 인한 폐사피해와 인공감염 재료 확보를 위한 도태 그리고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강제 유산 등의 이유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그대로 모돈에게 이어져 갑자기 강제 조기 이유나 말기 유산된 모돈들은 몸에 엄청난 무리가 발생하게 된다. 자궁이 미쳐 회복과 치료가 되지 않은 상태로 이유하게 될 수밖에 없으며 특히 초산차 모돈들의 경우 포유자극이 없어져 유선발육에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때 얼마나 성공적으로 모돈관리를 하느냐가 PED 피해 극복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우선 강제 이유된 모돈들의 사료 급여는 감량하여 진행한다. 급작스런 포유 중단으로 인한 모돈 과비 및 생산성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에 평소보다는 감량하여 체형을 조정해 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자궁의 회복과 치료를 돕기 위하여 지속성 항생제와 소염제를 접종하고 사료에 크리닝 목적의 항생제를 첨가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와 같은 약제 처방은 반드시 양돈 전문 수의사와 상의하여 우리 농장에 맞는 약제프로그램을 설정해야 한다. 이러한 체형의 조정은 등각기를 이용하여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추천한다.

PED로 인하여 모돈의 그룹관리가 흐트러진 농장의 경우 교배계획을 다시 수립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두 가지 큰 목적이 있다. 우선 앞서 이야기했던 강제 이유된 모돈의 체형과 자궁회복을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시간의 필요하다. 그러므로 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곧바로 교배를 실시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이유는 강제 이유 등으로 평소보다 많이 발정이 오는 시기가 있을 것이고 반대로 발정이 없는 시기가 있을 것이다. 이를 조정하지 않고 교배할 경우 자돈사나 육성사의 밀사 발생이 우려된다. 3~4월에 교배한 모돈들이 분만하고 그 자돈들이 이유하는 시기가 8~9월이다. 아직은 더울 시기에 밀사를 겪고 환절기에 육성사로 전입하면 어떤 피해가 예상되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양돈 사양가분들은 아실 것이다. 즉 그룹 관리를 실시하고 있는 양돈장은 본래의 교배 계획을 준수할 수 있도록 발정시기를 조정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며 필자 개인적으로 합성프로게스테론인 알트레노게스트 성분의 약제를 이용하여 모돈 그룹별 교배 복수를 조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최근의 PED 양상을 보면 교과서에 나오는 경우처럼 1주령 미만의 자돈은 100% 폐사할 정도로 강력한 임상증상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지만 분만사에 있는 모돈 중 일부 몇 복에서만 증상을 나타내고 나머지 자돈들은 피해가 심하지 않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위의 두 경우 모두 한동안 약하게 이유되는 자돈의 발생은 피할 수 없다. 이러한 자돈들은 이유 초반 대용유급여(소량 자주 급여)를 통해 부족한 체중 회복에 도움을 주고 약해진 면역력으로 인한 2차 감염 예방 등이 필요하므로 항생제, 유기산 추가 투여하는 것이 추천된다. 또한 환경온도도 평상시보다 1,2도 가량 높게 유지시켜 체온 유지 및 스트레스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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