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FMD와 ASF는 소비자 분노 유발자, 막아야 산다!
[양돈현장] FMD와 ASF는 소비자 분노 유발자, 막아야 산다!
  • by 신현덕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설을 앞에 두고도 돈가는 생산원가 밑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한돈 출하두수가 엄청 늘어나서 그러한 것이 아니다. 돈육 수입량이 대폭 증가했는데 돈육 소비량은 아주 낮기 때문이다.

설이 지나고 나서 한두 달은 돈가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은 과거 통계가 말해준다. 자영업자는 어렵고 회사직원들 회식도 줄었다. 돈육 소비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건설경기도 2018년 마이너스 4% 성장에 이어 2019년도에도 마이너스 3%대 성장이 전망되고 전반적인 경제상황도 암울하기만 하니 한돈산업의 불황기가 장기화 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설날 전 경기도 안성과 충북 충주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전국 동시 축산관련 차량 이동제한이 걸리고 농장 방문을 자제할 것을 권장했다. 축산관련 행사와 모임도 취소되었다. 도시 사는 친인척들 고향방문도 꺼려했다. 돈육 소비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중국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이후로 5개월 넘게 돈육소비량이 줄면서 돈가도 크게 하락했다. 생체 ㎏g당 10위안을 밑도는 성(省)도 많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양고기와 쇠고기 소비량은 증가하고 가격도 폭등수준이라고 한다. 중국 농업농촌부 통계자료를 볼 때 돼지사육두수는 줄었다고 하는데도 돈가는 낮은 상황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고기는 사람이 먹어도 건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떠들어 대지만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이 돌아섰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 기간에 돈가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를 했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제 구제역이나 아프리카돼지열병 같은 악성전염병은 국내 돈육 소비자들에게 분노 유발자가 될 수도 있다는 두려운 생각이 든다. 반복적으로 또 새로 그런 전염병이 발생하다보면 국내 생산자들의 방역의식 수준을 의심하게 될 것이고, 한돈 품질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트리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관세장벽은 낮아진다. 돈육 수출국의 생산비와 돈육가격은 한국과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다. 돈육 수입물량 증가의 기회가 된다. 한돈 자급률의 감소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구제역과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반드시 막아야 한돈산업이 생존할 수 있다. 한돈 품질의 신뢰도가 연관되기 때문이다. 국경 검역, 농장 차단방역과 백신접종 프로그램을 성실히 수행하면 얼마든지 막아낼 수 있는 전염병이다. 문제는 방역프로그램의 준수(Compliance)에 있다.

아무리 프로그램이 좋아도 엄격하게 준수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예를 들어 구제역 백신은 99% 농장이 잘 접종했어도 1% 농장이 접종하지 않았다면 그 1% 농장에서 발병할 수 있다.

발병한 1% 농장에서 뿜어내는 엄청난 양의 바이러스는 99% 농장을 위협할 수 있다. 백신접종을 했더니 후유증이 있다는 핑계, 외국인 근로자와 의사소통이 안 돼서 그랬다는 핑계 등은 용납되기 어렵다. 최소한 국가, 지역사회, 이웃 농장에 민폐를 끼치지는 않겠다는 양심은 있어야 한다. 1종 악성전염병은 백만분의 한 마리 멧돼지에서 발생해도, 만의 한 농장에서 발생해도 그 나라는 발생국이 된다. 악성전염병 발생국에서 생산된 돼지나 돈육제품은 수출을 할 수 없다. 악성전염병을 청정화하려는 목적은 돈육수출 길을 여는 것에 있다. 돈육수출길이 열리면 국내 돈육가격은 그만큼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종전에는 악성전염병이 발생하면 한 동안 돈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있었다. 근래 중국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후 돈가 하락의 예를 보더라도 그런 현상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결론적으로 한돈산업이 사는 길은 생산원가를 낮추어 경쟁력을 높이고, 악성전염병을 차단하여 한돈 생산자의 방역의식수준을 입증하고 한돈 품질을 높여 수입돈육과 차별화하는 것에 있다.

악성전염병 발생 뉴스로 텔레비전, 신문, 인터넷을 도배해서는 돈육소비자들의 분노를 유발할 뿐이다. 차단방역의 1차적 주체자로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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