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돈가 하락 징후, 쉽게 간과했다
[기자의 시각] 돈가 하락 징후, 쉽게 간과했다
  • by 임정은

돼지 값이 바닥이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했던가. 지난 14년부터 이어졌던 고돈가가 하루아침에 곤두박질치면서 단 몇 개월만에 13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그런데 되짚어 보면 ‘하루아침’에 ‘느닷없이’ 나타난 저돈가는 아닌 듯싶다. 돌아보면 이미 전조가 있었다.

가깝게는 지난해 ‘삼삼데이’를 시작으로 그동안 돼지 값 호재로 여겨졌던 계절적 특수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휴가철, 김장철도 신통치 않았다. 한돈 소비와 시장의 변화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시장의 사인들이었다. 그런데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이미 17년부터 조짐들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잘 나가던 한돈 가격이 4분기부터 전년 대비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그동안 어떠한 상황에서도 견고하게 유지되던 고돈가 기조에 조금씩 금이 가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돼지고기 소비에 영향을 주는 급격한 사회경제적 변화 속에 고돈가를 끌고 가던 소비 특수는 시들해져 가는데 한돈 출하는 계속 증가했고 특히 수입육은 더 빨리 늘고 있었다. 돼지 값이 하락할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었고 실제 하락 조짐이 이미 1년여 전부터 시작됐던 것이다. 그럼에도 고돈가는 경계심을 무뎌지게 했고 생산비를 웃도는 돼지 값은 이 같은 신호들에 눈 감게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돼지 값이 언제 살아날지, 또 돼지 값을 살리기 위해 어떠한 대가를 치러야 할지 아직은 모든 것이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다시 돼지 값이 회복된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위기는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인 시장 모니터링과 시장 및 양돈농가 경영 안정대책 등 대비책을 준비하는 것이 돼지 값 살리기만큼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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