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저돈가 시기를 이겨내는 4가지 기본 기술
[양돈현장] 저돈가 시기를 이겨내는 4가지 기본 기술
  • by 양돈타임스
신현덕 신베트동물병원장
신현덕 신베트동물병원장

인간만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했다. 세상일에는 변화가 너무 많아 길흉화복을 함부로 예측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잘 나갈 때 조심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꾸준히 제 길을 가는 것이 복(福)을 지키고 화(禍)를 면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가르치는 말일 것이다.

돈육시세가 4천원선을 밑돌면서 ‘적자양돈’이다, 사료 값 내기 바쁘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한 동안 그런 소리를 듣지 못했었다. 그런데 ‘경제사정이 나쁘다. 실업률이 최악이다. 자영업자들 폐업률이 올라갔다. 요즘은 김장을 안 담근다. 주식시장도 폭망이고 인구수는 점차 줄어든다’는 등 온갖 사회경제적 악재 요인을 들면서 양돈불황도 길어질 것이라는 예측들이 등장했다. 어떻게 하면 불황의 고통을 최소화할 것인지를 고민해보자. 아웃풋(Output)을 늘릴까, 인풋(Input)을 줄일까? 아웃풋은 생산량, 매출액이다. 인풋은 투입량, 투자액이다. 양돈의 재미는 아웃풋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PSY, MSY에 한도를 정해놓지 않았다.

MSY를 높이면 생산원가가 낮아진다. 내 농장의 경쟁력이 올라간다는 말이다. 게다가 생산비의 7할을 차지하고 있는 사료비는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양돈 불황기는 생산성을 높이고 효율을 개선하는 기회로 여겨야 한다. 그래야 도망갔던 말도 여러 야생마를 데리고 되돌아온다. 불황을 이기는 네 가지 방법을 실천에 옮겨 보자.

첫째, 사료효율 개선이 최고의 무기가 된다. 내 농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사료제품과 프로그램을 다시 한 번 알아보자. 먼저 사료회사가 제시하는 농장 총 사료효율(TFCR)과 내 농장의 실제 총 사료효율을 비교해보는 것이 시작이다. 사료회사 총 사료효율은 3.0인데 실제는 3.3이라면 0.3만큼의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 문제의 크기가 개선의 여지가 되는 것이다. 10% 만큼의 사료비를 허비한다는 뜻이다. 그 중 5%포인트 정도는 별다른 투자 없이 조금 신경만 써도 개선 가능한 것이다. 모돈 두당 사료량도 계산해보고 비육돈 사료 요구비도 알아보자. 기록 없는 농장은 개선방법을 찾기도 어렵다.

둘째, 전문수의사가 약품비를 줄여준다. 내 농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약품과 투약 프로그램을 점검 받아보자. 양돈선진국의 경우 돈육 생산비중 약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5% 정도이다. 우리나라는 10%를 넘는 농장이 너무나 많다. PRRS, PED, 흉막폐렴, 돈적리, 회장염 등 소모성질병이 상재하는 농장은 15%를 넘기기도 한다. 게다가 치료제를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급성열성전염병인데 사료첨가 투약을 관행적으로 한다. 먹지도 않는 사료에 약을 넣는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굳이 필요도 없는데 전 두수 일괄치료를 하는 경우도 낭비성이다. 전문 수의사를 통해 전략적인 약품사용 방법을 배우고 약품비를 아끼자. 백신 프로그램과 차단방역 상황도 점검을 받아보자.

셋째, 돼지 스트레스 분석을 잘 하면 전염병 피해를 줄인다. 돼지에게 가하는 스트레스는 전염병 발생의 방아쇠가 된다. 농장에서 발생하는 전염병은 대부분 상재성이다. 잠시 잠깐 방심이 사람을 감기에 걸리게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단기간 스트레스 보다는 며칠 이상의 장기간 스트레스가 돼지의 면역력을 저하시킨다. 자기 농장의 스트레스 요인은 찾아내기 어렵다. 그 정도는 문제가 아니었다고 전문가의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는 산불이 났을 때 부는 바람에 비유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말은 산불이 크고 끄기 어렵다는 뜻이다. 현대적 시설투자와 사양관리 기술은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라 할 수 있다. 스트레스 요인을 줄이지 않고는 전염병을 통제하기 어렵고, 사료효율 개선도 불가능하다. 최적 사육온도, 환기, 수면환경 관리가 스트레스 관리의 핵심이 된다.

넷째, 내 농장 돼지 성장곡선을 알면 결정적인 대책을 알 수 있다. 돼지 키우기 뭐 별 것 있나.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게 해주면 되는 것 아닌가. 정답이다. 하루에 얼마만큼의 사료를 먹고, 몇 g 성장했는지 알아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돼지 성장단계를 주령별로 알아야 한다. 아니면 돈사별로, 또는 급여사료 구간별로 사료섭취량과 증체율을 파악해야 한다. 그것을 알아내면 어느 구간 어느 단계 몇 주령에서 사료를 덜 먹고 덜 크는지를 알 수 있다. 이 결과치와 질병 발생 시기, 스트레스 제공 시기를 대입해보면 내 농장의 문제점을 파악해 낼 수 있다. 정상적인 성장곡선은 고품질 돈육 생산의 필수조건이다. 어린 시기 설사를 안 하고 육성기에 기침을 하지 않은 혈색이 좋게 자란 돼지가 정상 성장곡선을 그릴 수 있다. 성장곡선이 완만한 농장은 사료섭취량이 나쁘거나 잠자리가 불편하거나 질병이 있는 농장이다. 이유일령, 35일령, 56일령, 70일령, 98일령, 133일령, 154일령 체중 정도는 알아야 한다.

주요 양돈선진국의 돈육 생산원가를 보면 우리의 60~70% 수준이다. 절반 수준인 나라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내 농장의 생산원가를 줄여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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