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 특집] 2018년 세계 양돈
[송년 특집] 2018년 세계 양돈
  • by 임정은

○…올해 세계적인 양돈국가들도 모두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돼지 값 하락세가 뚜렷했다. 나라마다 사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생산량 증가 속에 교역의 장애들이 어느 해보다 많았던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러시아·발틱 3국을 중심으로 발생하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중국서 발생하면서 세계 양돈시장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세계 양돈 시장을 몇몇 나라들의 한해를 정리하는 것으로 돌아봤다.…○

미국

생산 사상 최고…돈가 하락

연이은 무역 분쟁으로 곤혹

미국의 돼지 사육두수는 14년 12월부터 올 9월까지 16분기 연속 전년 동기대비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6년 처음으로 7천만마리를 넘겼으며 올 9월 기준 일년전보다 3% 많은 7천549만마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돼지고기 생산량은 지난 10월말 기준 985만톤으로 일년전보다 3% 늘었다. 이처럼 공급이 늘면서 지난해까지 강세를 보이던 돼지 값은 올해 하락세로 돌아섰다. 월평균 돼지 값은 10월말 현재 1월과 9월을 제외하고 전년 대비 6~25%까지 하락했다. 수출도 순탄치 못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통상정책 기조 하에 중국산을 포함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도 미국산 농축산물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게 된 것. 돼지고기는 25%씩 두 차례에 걸쳐 총 50%의 추가 관세가 붙으면서 미국산 돈육의 중국 수출은 부진을 겪게 됐다. 그 결과 중국 수출은 9월말 현재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그런데 미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도 재협상을 주장하면서 캐나다, 멕시코와도 분쟁이 발생했다. 특히 멕시코는 최대 돈육 시장이었지만 6월 이후 돼지고기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거듭된 무역분쟁에 돼지고기의 수출이 위기를 맞았다. 그런데 중국 대신 우리나라에 수출이 증가(9월말 43%↑)하면서 미국 돼지고기 수출은 전년 대비 소폭(1%) 증가했다.

유럽연합(EU)

생산 늘고·수출 줄어 ‘이중고’

벨기에 ASF 발생 ‘설상가상’

돼지고기 생산량이 늘면서 돼지 값은 올해 내내 전년 대비 약세를 이어갔다. EU의 돼지고기 생산량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돼지 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돼지가 증가한 탓인데 그 결과 올 8월말 현재 EU의 돼지고기 생산량은 1천578만5천톤으로 일년전보다 3.1%가 많았다. 그런데 EU의 최대 돼지고기 시장인 중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입량을 줄였다. 9월말까지 집계된 대 중국 수출물량은 100만톤이 조금 넘는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가량 적고 홍콩 수출은 무려 35%가 줄었다. 그나마 한국과 필리핀으로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9월말 전체 수출물량은 일년전보다 0.8% 증가한 289만여톤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EU의 돼지 값은 11월 현재 136유로(100㎏)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동월보다 7% 가량 낮은 수준이며 올해 한번도 17년 돼지 값에 근접하지도 못했다. EU는 이에 대해 다른 수출국들의 돼지 값 하락도 한 원인으로 분석한바 있다. 양돈시장도 어려웠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은 그 이상의 위협이 됐다. 올해 4월 헝가리, 8월 불가리아, 그리고 9월에는 벨기에까지 ASF가 발생했다. 특히 벨기에는 EU 내 주요 수출국인 독일, 프랑스 등과 인접해 이들 나라로 확산될 경우 EU의 돼지고기 수출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는 곧 EU 양돈산업의 위기로 연결되는 만큼 EU 국가들은 ASF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확산 방지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

ASF 확산에 세계가 주목

미산에 보복관세…수입량 쮣

정부의 환경규제에도 기업들의 양돈업 진출과 양돈장 규모화로 몸집을 불려가던 중국 양돈산업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라는 예기치 못했던 위기를 맞았다. 지난 8월 랴오닝성에서 처음 발생한 ASF는 동북부지역을 벗어나 내륙, 남부 지역 등으로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최근 베이징에까지 확산됐다. 이에 12월 현재 ASF 발생지역은 22개 성(시, 자치구)로 늘었다. 중국의 ASF 사태는 세계 양돈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소비·수입국인만큼 중국의 피해 규모가 커질수록 세계 시장에까지 그 여파가 미칠 수 있어서다. 라보뱅크 등은 내년 세계 양돈시장의 최대 변수 중 하나로 중국의 ASF를 꼽기도 했다. ASF로 생산량이 줄고 수입이 늘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현재로서는 ASF로 인한 피해가 전체 중국 양돈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미국 농무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소비 호조 속 수입육 증가

돈육 자급률 50%도 위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본의 돼지고기 소비는 호조를 보였다. 일본 총무성의 가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18개월 연속 가정 내 돼지고기 소비량이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그런데 돼지 사육두수는 918만9천마리로 지난해보다 1.7% 가량 감소한 가운데 돼지고기 생산은 지난해와 거의 변동이 없었다. 대신 수입육, 특히 냉장육 수입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는 수입육의 시장 잠식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올해 일본의 돼지고기 생산량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지만 돼지 값은 전년대비 하락세다. 11월 돼지 값은 전년대비 27%나 떨어졌다. 이를 볼 때 지난해 처음으로 50%가 무너진 일본의 돼지고기 자급률은 올해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양돈시장

세계 시장 돈가 하락 뚜렷

무역분쟁·ASF 최대 이슈

올해 세계 돼지고기 수출 가격은 하락세가 뚜렷했다. 영국농업원예개발공사에 따르면 9월까지 돼지고기 수출가격(미국, EU, 브라질, 캐나다 기준)은 ㎏당 2.42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8달러(10.4%) 가량 낮았다. 이는 물론 돼지고기 생산량 증가도 주요 이유겠지만 무역분쟁도 한몫했다. 브라질은 지난해 연말 최대 시장이었던 러시아가 브라질산 돼지고기 수입을 중단하면서 올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여기에 미국과 EU는 생산량은 늘었지만 중국이 돼지고기 수입을 줄인 영향으로 더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특히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분쟁에 대 중국 수출이 4월 이후 62%의 고율 관세에 막혀 10월말 현재 수출이 27% 가량 줄었다. 그런데 미국은 멕시코, 캐나다와도 무역분쟁을 치렀다. 특히 멕시코는 미국의 최대 수출시장인만큼 양돈업계도 크게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역분쟁과 함께 올해 세계 양돈시장의 주요 이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었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소비·수입국인 중국에서 지난 8월 ASF가 발생한데 이어 9월에는 벨기에서도 발생하면서 ASF에 세계 양돈업의 이목이 집중됐다. 중국, 벨기에에서는 여전히 ASF 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향후 ASF가 얼마나 더 확산되느냐가 내년 세계 양돈업의 향배를 가를 최대 변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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