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환칼럼] 양돈 삼락(三樂)
[김오환칼럼] 양돈 삼락(三樂)
돼지 잘 키우고 이웃 삶에 기여
긍정적 마인드로 삼락 느끼길
  • by 양돈타임스

삼락(三樂)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맹자(孟子)의 군자삼락’이다. 맹자님은 세가지 즐거움에 부모 살아계시고 형제 무고한 것, 하늘 부끄러움 없이 사는 것, 천하의 영재를 얻어 교육 시키는 것이라 했다. 공자님은 삼락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논어 첫 구절(학이편)이 삼락으로 풀이되고 있다. 배우고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먼 지방으로부터 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해 하지 않은 것(군자)이다.

증자님은 남을 위해 헌신하는 것, 벗에게 신용을 잃지 않은 것, 스승에게 배운 내용 실천하는 것을 삼락으로 선정했다. 추사 김정희 선생님은 배우는 선비정신, 사랑, 벗과 대화 그리고 술을 꼽았단다. 유명 칼럼리스트(역술 풍수 분야)는 산하주유, 벗, 음식을 택했다. 필자도 필자의 삼락이 뭔지 곰곰이 생각해봤으나 아직까지 정하지 못하고 있다.

각설하고 농가 스스로 양돈업의 삼락을 선정한다면 무엇일까요? 필자는 다음과 같이 정했다. 돼지가 잘 크는(키우는) 것이 첫째 기쁨일 것이다. 자식과 같은 돼지가 질병에 감염되지 않고 건강하게 키우는 모습은 양돈에 대한 자신감, 자부심을 느끼게 해서다. 또한 덴마크나 미국 등 양돈 선진국 농가와의 경쟁에서도 뒤지 않았다는 것도 그렇다. 특히 이것은 농장의 생산성과 직결되고 농가의 수익과 밀접하기 때문에 첫 즐거움이라도 무리는 없을 성싶다.

둘째의 기쁨은 동시대인에게 양질의 동물성단백질을 공급, 개개인의 건강과 삶의 질 제고에 기여하고 있는 점이다. 소비자의 입맛에 따라 구이용, 다이어트용, 찌개용 등 부위별로 제공해 사랑받고 있다. 또한 명절이나 연말에는 농가들이 생산한 돼지고기를 이웃과 함께 하는 ‘조그마한 정성(寸誠)’도 양돈하는 보람을 주고 있다. 다소 비싸다는 불만이 없지 않지만 벗과 고락을 나누고 있는 점이 삼락 중의 하나다.

셋째 즐거움은 사료 동물약품 기자재 종돈 등 관련 산업과 한국 축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점이다. 나아가 한국의 경제 발전에도 공(功)을 세우고 있다. 양돈업은 농업 가운데 생산액이 가장 많다. 그런 만큼 관련 산업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고, 또한 관련 산업 역시 양돈업 경쟁력 제고에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송무백열(松茂栢悅) 관계다. 젊은이 일자리 창출에도 큰 보탬이 되고 있는 것도 삼락의 요인이다.

요즘처럼 돼지 값이 생산비 수준을 밑돌고 있어서 삼락(三樂)을 찾을 여유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럴수록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내공(內攻)을 길렀으면 한다. 돼지 키운 지 최소 20년은 넘었고 앞으로도 계속 양돈을 해야 해서다. 항상 그렇듯 농가들의 건투를 빈다.                        <김오환 양돈타임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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