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유로티어 축산박람회를 다녀와서
[양돈현장] 유로티어 축산박람회를 다녀와서
  • by 양돈타임스
김근필 (주)우성사료 양돈 PM
김근필 (주)우성사료 양돈 PM

2018년 11월 13일부터 16일까지 4일간 유럽 독일의 하노버시에서 유로티어 종합 축산 박람회(이하 유로티어)가 개최됐다. 2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유로티어는 많은 국제 축산 박람회 중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축산 박람회라 할 수 있으며 특히 독일이라는 국가의 진지하고 정확한 기술력과 품질의 이미지도 유로티어의 인기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이미 축산업, 특히 양돈업계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유로티어를 직접 방문한 경험이 있거나 다른 경로를 통해 현장의 정보들을 얻고 있으리라 생각을 한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이러한 박람회들의 의미가 단순히 거대한 업체 홍보의 자리로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양돈에 관한 한 세계 최고 수준의 유럽 축산업의 현재와 미래의 방향을 유로티어를 통해서 미리 볼 수 있다는 것은 한국 양돈업의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큰 기회이다.

필자 역시 양돈업과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2018년 유로티어에서 얻은 양돈과 관련된 정보들로 향후 한국의 양돈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길을 가볍게 훑어보고자 한다.

이번 유로티어의 양돈과 관련된 키워드를 몇 가지로 정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필자가 선택한 주요 키워드는 ‘효율성(Efficiency)’, ‘스마트 팜(Smart farm)’, ‘동물 건강(Animal health)’으로 선정하고자 한다. 물론 이 부분은 필자의 주관적인 부분으로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럽의 여러 이슈 중 지금 우리가 앞으로의 숙제로 가지고 있는 ‘동물 복지(Animal welfare)’는 이번 박람회의 전반적인 내용을 보았을 때 유럽에서 어느 정도 안정기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보여 이 글에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으려고 한다.

가장 먼저 이야기할 부분은 ‘효율성’이다. 유럽의 축산 산업 관련 업체들과 첨가제, 기자재 등 관련 제품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특이한 부분은 업체 관계자나 스텝들이 제품 소개 후 마지막에 하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이 제품을 적용했을 때 수익에 대해 이야기 하고 마무리한다. 예를 들자면 이번 박람회에 참석한 글로벌업체인 ‘P’사의 한 스텝은 자돈을 위한 첨가제 제품에 대한 홍보 후 이 제품을 적용하면 돼지 출하 두당 1.60유로(한화 약 2,060원)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며 마무리하였다.

이 사례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점이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이 업체는 1두당 1.60유로의 추가 수익이 발생한다는 명확한 근거를 각종 실험 결과와 실증자료를 통해 제시하였다. 유럽에서는 첨가제를 사료회사 보다는 양돈장 자체에서 구입하여 사용하는 비중이 높다. 업체들은 농가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 실험과 연구 시스템으로 실증을 만들어낸다. 현장에서의 변수는 있을 수 있지만, 업체에서 예상했던 결과가 현장에서 나타나지 않았을 경우 업체의 신뢰도에 큰 치명상을 입게 될 수 있어 철저한 검증을 하여 출시한다. 그래서 글로벌업체들의 연구개발비용의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고 농장들은 그 결과를 믿고 첨가제를 선택한다. 또한 한국에서 출하 1두당 1.60유로, 즉 한화 2,060원도 안 되는 돈을 더 벌기 위해 이 첨가제를 사용할 농가가 있을까? 대략 모돈 200두 규모에 3,600두를 판매한다면 년간 700만원 가량의 추가수익을 얻기 위해 이 첨가제를 사용할 양돈장을 한국에서 찾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이 업체의 첨가제는 유럽에 많은 농가와 회사들에 판매가 되고 있다고 한다. 유럽 대비해서 우리나라의 출하 두당 수익의 기대치가 훨씬 높은 현실이라 농장에서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두당 2,060원 가량 추가로 벌었다는 결과를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농장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향후 우리나라 양돈산업의 수익률이 현재와는 달리 유럽 수준의 수익성을 기준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시대가 오면, 완벽한 관리를 통해 단돈 1원이라도 더 벌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고, 농장의 시스템 역시 그렇게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농장들도 영양에 투자를 하여야 한다. 현재 내 농장은 좋은 품질의 사료를 쓰고 있다고 생각할 사람들도 있겠으나, 국내 사료회사에서 나오는 제품은 옷으로 따지면 기성복이다. 평균적인 기준을 가지고 제품을 만든다. 하지만, 옷을 사면 본인의 몸에 맞게 수선을 해서 입어야 하는 것이 맞춤 옷 하고는 다르다. 사료 역시 농장의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보강이나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10여년 전 소모성 질병 시절 같은 항생제 범벅이 된 사료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계절, 질병, 돼지 상태 등 농장 상황에 맞는 사료의 보강과 투자는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두 번째, 업체들의 ‘스마트 팜’ 홍보의 강화이다. 한국도 스마트 팜이 점점 확대가 되어 가고 있다. 스마트 팜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스마트 팜은 여러 가지 장점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앞 글에서 언급한 내용인 ‘효율성’과 연관이 있다. 자동화의 힘을 빌어 업무에 대한 작업 영역에 대한 편리함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숫자화 되어 취합되는 많은 정보를 가공하고 분석하여 현장의 누수를 방지하고 개선 방안을 찾는 보물 지도 역할을 할 수 있다. 바로 앞 글의 출하 두당 1.60유로를 찾아내기 위한 스마트 팜의 기능이 더 중요한 것이다. 스마트 팜은 현장 작업 영역이나 분석 영역 등에서 시스템화를 통해 향후 수익성 극대화를 쫓을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되는 것이다.

세 번째, 유럽 양돈업의 ‘동물 건강’에 대한 관심이다. ‘동물 건강’이라는 말은 ‘면역력’이라는 말과도 같다. 최근에는 ‘동물 건강’이나 ‘면역력’이라는 말에 따라 오는 단어가 있다. 바로 ‘친환경’이다.

국내 양돈업도 항생제 관리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규제되고 있는 상황이고, 최근에는 분뇨 내 중금속에 대한 규제 역시 이슈 되고 있다. 사료 업체들 역시 항생제를 대체 할 수 있는 기술들과 중금속 특히 산화아연을 대신할 수 있는 친환경 재제에 대한 연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유럽 역시 산화아연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물론 현재 상황에서는 항생제와 중금속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향후 효과가 떨어지더라도 각종 규제나 여론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전환이 될 수 있고, 양돈장에 생산성과 질병의 문제로 많은 피해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동물 건강, 즉 면역력은 첨가제나 약품에 의해서 전적으로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사양관리와 영양, 품종 등 많은 부분이 종합적으로 관여 되어야 하는 부분이고, 모든 부분에서 수준 높은 관리가 따라야 각종 규제에도 내 농장의 생산성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효율성(Efficiency)’, ‘스마트 팜(Smart farm)’, ‘동물 건강(Animal health)’ 세가지 측면에서 우리가 가야할 방안을 짚어 보았다. 유로티어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을 모으고, 인기가 있었던 부스들은 덴브레드, PIC, 뉴클레우스 등 종돈업체들의 부스였다. 현재 유럽의 돈가와 수익성으로는 산자수, 연산성, 사료요구율 등 강력한 유전능력을 가지고 있는 모돈이 아니면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바탕이 된 것일 수 있다. 한국 양돈도 언젠가는 최소한의 수익에도 생존을 해야 하는 시기가 올 수도 있다. 업계와 현장 전체가 ‘효율성, 스마트 팜, 동물 건강’의 연구와 노력으로 생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한국 양돈업의 발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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