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99%의 돼지들은 억울하다
[기자의 시각] 99%의 돼지들은 억울하다
  • by 임정은

얼마 전 여러 매체를 통해 돼지고기를 포함해 국내산 축산물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의 근거는 한 의원실에서 배포한 축산물 잔류물질 검사 결과에 대한 분석 자료였다. 잔류물질 위반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이 중에서 돼지의 위반비율이 가장 높다는 얘기였다. 이 기사를 본 소비자라면 당연히 국내산 축산물, 특히 한돈의 안전성에 대해 불안감을 갖게 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지난 13년 0.1%인 위반율이 지난해 0.35%로, 그리고 올해 상반기까지 0.37%로 상승해 위반율이 3배 넘게 높아졌고 잔류 허용 기준을 초과한 축산물이 총 2천두가 넘어 축산물 안전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기사들이 말하지 않는 사실들도 있다. 살충제 계란 파동 후 축산물 안전성에 대한 검사가 강화되는 추세 속에 잔류물질 검사 대상 품목 수가 13년 143종서 지난해는 156종으로 그리고 올해는 175종으로 늘었다. 또 모니터링 검사만 봤을 때 지난해 위반율은 0.11% 수준이다. 몇 년 전 자료이기는 하지만 미국(0.29%)이나 유럽(0.25%) 등 외국의 모니터링 검사위반율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위반율이 결코 높지 않다.

물론 안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0.1~0.3%의 축산물이 마치 전체의 안전성을 대변하는 듯 보도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안전한 나머지 99% 이상의 돼지, 소에게는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 같은 보도가 계속된다면 시장이 완전 개방된 현 시점에서 자칫 소비자들로 하여금 더 많은 수입 축산물을 구입케 할 수 있는 만큼 문제 제기에 신중해야 할 것이다.  〈임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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