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돼지인플루엔자에 대해 관심을 갖자
[양돈현장] 돼지인플루엔자에 대해 관심을 갖자
"돼지인플루엔자는 분명 국내에서 많이 존재하고 있으며 직접적으로 폐사를 발생시키는 능력은 떨어지지만 증체율 감소, 2차 세균 감염 후 폐사율 증가, 번식성적 하락 등의 피해를 일으키는 경제적 피해가 큰 질병이다."
  • by 양돈타임스

환절기가 되면 양돈장에서는 ‘호흡기’라는 이름으로 고민거리가 생긴다. 아무래도 일교차가 크고 하루하루 외기 온도가 낮아지고 또 갑자기 어느 날은 더워지기도 하는 우리나라 가을 날씨는 집단 사육을 할 수 밖에 없는 양돈의 특성상 ‘호흡기’ 질병 관리에 있어 최악의 환경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크건 작건 어느 농장이나 호흡기에 의한 피해가 있고 이를 예방하고자 하는 노력을 모든 농장이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돼지 인플루엔자로 인한 피해에 관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이는 농장을 거의 보지 못하였다. 하지만 돼지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우리 옆에 밀접하게 존재하고 있으며 경제적 피해도 많은 질병이다. 본고에서는 돼지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대하여 알아보고 앞으로의 환절기나 동절기에 호흡기 질병으로 발생할 피해 예방 방법에 대하여 고민해 보겠다.

돼지 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type A에 의해 유발되는 급성, 전염성, 호흡기 질병이다. 돼지 인플루엔자는 전 세계적으로 돼지 생산지역에서 가장 유행하는 호흡기 질병 중 하나로 다른 병원체의 감염을 유발하여 양돈산업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일으킨다. 바이러스 감염 시 1~3일간의 잠복기 후 돈군 내 대부분의 돼지에서 동시에 임상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임상증상으로는 식욕부진, 체중감소, 호흡곤란, 발열, 기침, 개구 노력성 복식호흡 그리고 모돈 감염 시 유·사산과 허약자돈 분만 등의 번식장애를 나타낸다. 돼지의 기관 상피세포에는 조류 인플루엔자바이러스와 사람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친화성이 있는 수용기가 있다. 그러므로 돼지는 조류 인플루엔자와 유전자 재조합이 일어날 수 있는 ‘mixing vessel’로서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돼지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포유동물로 전파될 수 있는 중간숙주로서의 역할을 한다.

돼지인플루엔자는 일반적으로 이환율은 매우 높으나 폐사율은 낮은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우리 양돈 현장에서는 돼지인플루엔자가 크게 관심 받지 않고 PRRS나 2차 감염된 세균성 질병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돼지인플루엔자는 분명 국내에서 많이 존재하고 있으며 직접적으로 폐사를 발생시키는 능력은 떨어지지만 증체율 감소, 2차 세균 감염 후 폐사율 증가, 번식성적 하락 등의 피해를 일으키는 경제적 피해가 큰 질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돼지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감염되었던 돼지의 비율은 매우 높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가을철 환절기에 더욱 높은 항체 양성률이 확인되는 것은 환절기가 돼지인플루엔자의 취약시기다.

발생사례를 살펴보자. 충남 논산 소재 모돈 규모 150두 일괄농장의 경우, 지난 여름 최악의 무더위 이후 태풍과 함께 더위가 한풀 꺾이자 자돈사와 육성사에서 호흡기 증상이 많아졌다. 발열과 기침이 심하고 사료섭취량이 급감하였으며 자돈 구간에서는 폐사가 증가하였다. 사양가는 과거 농장이 PRRS 양성이었으므로 PRRS 재발로 자체 판단하고 자돈에 PRRS 백신 접종을 실시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 효과를 확인하기 이전에 이미 임신돈에서 기침, 발열, 사료섭취 거부 및 임신 시기와 상관없이 유산이 발생했다. 상황이 많이 악화된 이후에서야 CJ제일제당과 서울대 수의병리학실에서 산학협력으로 진행하고 있는 돼지호흡기복합질병(PRDC) 극복 프로젝트에 도움을 요청하여 정밀 진단한 결과 돼지인플루엔자에 의한 피해임을 확인하였다. 1차적으로 돼지인플루엔자가 발열, 기침, 사료섭취 거부 등의 임상증상의 원인을 제공하였고 고열로 인한 유산까지 발생시켰으며 2차적으로 연쇄상구균과 글래서씨병이 폐사를 증가시킨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과정에서 사양가가 원인이라 판단한 PRRS는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후 점검 결과를 토대로 약제 처방과 영양보강 및 환경관리에 힘쓴 결과 많은 호전을 볼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어 이 사례를 소개하려는 것이다. 우선 농장주 스스로 너무 쉽게 질병에 대한 상황 판단을 결정짓고 자가 처방을 실시한 부분이다. 농장주의 경험을 무시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호흡기 질병이라고 분류된 모든 질병들의 임상증상이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눈으로 관찰해서 질병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돼지가 죽을 정도의 상황이면 2차 세균감염에 의한 피해가 동반한 PRDC의 형태이므로 1차 원인을 제거하지 않는 이상 큰 진전을 보기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질병간의 상호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은 경험에 의해서만 해결하기 어렵다. 즉 자돈사에서 문제가 확인되었을 때 빠르게 검사하고 대비하였다면 임신사의 피해는 막았을 수 있다. 원인 분석이 잘못되니 치료 대책도 전혀 다른 길로 가버렸다. 필요 없는 백신의 사용이라든가 항생제에만 의존한 치료 방식은 피해 감소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였다.

돼지인플루엔자에 대한 예방 방법은 우리 사람이 독감 예방하는 방법과 동일하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사람은 독감예방을 위해 백신접종, 외출 후 손발 씻기, 제철음식을 통한 고른 영양섭취 등을 권장한다. 이 이야기들을 돼지로 옮기면 다음과 같이 바뀐다. 우선 백신은 돼지에서도 해당된다. 반복적으로 돼지인플루엔자 피해가 발생하는 농장은 백신 접종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양돈전문 수의사와 상의하여 결정해야 한다. 이 다음부터는 농장의 노력이 필요하다. 외출 후 손발 씻기는 바이러스에 노출될 확률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다. 즉 농장에서는 차단방역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외부 차량, 인원, 후보돈, 야생조류의 농장 방문 또는 유입 시 소독과 일정 기간의 격리 기간 준수는 필수적이다. 그 외에 돈사 내부 먼지는 바이러스의 전파 매개체로 작용이 가능하므로 정기적 소독으로 먼지 제거와 습도 유지를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 제철 음식의 섭취는 사료만 먹는 돼지에게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영양의 보강은 얼마든지 농장에서 해줄 수 있는 문제이다. 그 중 돼지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영양분은 비타민이며 그 중에서도 비타민C가 가장 중요하다. 필자는 몇년전 40℃ 가까이 열이 오를 정도로 심하게 고생한 경험이 있다. 그렇게 아프고 나서 ‘나는 편안한 침대에 누워서 좋은 약 먹고도 이렇게 아픈데 돈사 안 돼지가 이렇게 아프면 정말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혹시라도 아픈 돼지가 우리의 관심을 못 받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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