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환칼럼] 역(易), 온고지신(溫故知新)
[김오환칼럼] 역(易), 온고지신(溫故知新)
과거의 지식•기술이 새로움 단초
ASF 방역, 구제역서 방안 찾아야
  • by 양돈타임스

필자가 꼭 읽고 싶은 책 중의 하나가 주역(周易), 역경(易經)이다. 몇 번 도전했지만 이해하기 어려워 포기했다. 한번은 읽을 예정이다. 주역은 고대 중국 주나라의 경서(經書)로 주나라의 천문, 지리, 인문, 물상을 음양 변화의 원리에 따라 설명한 유교 경전이라고 소개되고 있다. 핵심은 ‘역(易)’이란다. 역은 바꾸는, 바뀌는 것이다. 끊임없이 변해야 하고, 끊임없이 변하는 세상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지혜를 알려주는 참고서가 주역이란다.

역(易)에 맞는 사자성어가 수시변역(隨時變易)이다.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새로운 변화에 바뀌고 변하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바뀌고 변한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기존 가치관이나 질서를 버리고 무작정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적 공간적으로 보면 일일신(日日新) 우일신(又日新)이고, 문화적 철학적 관점에서 말하면 온고지신(溫故知新)에 가깝다.

그렇다. 어쩌면 역(易)은 신(新)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새로움이라는 것은 어제 오늘 갑자기 알아지는 게 아니라, 과거(故)를 충분히(溫) 알은 다음 새롭게(新) 알(知) 수 있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과거를 알지 못하고는 새로움을 알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새로움이란 과거에 있었던 것을 이리저리 맞춰보면서 새로운 진리나 기술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새로움이란 없는 것이다. 옛 것(지식이나 기술)을 응용 또는 재구성하여 오늘의 현실에 맞게 바꾸는 것을 새로움, 역(易)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성싶다.

그런 새로움, 역은 그냥 오지 않는다.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팔자도 고친다는 말이 있듯이 부단한 노력으로 새로움(역)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또한 자신의 부족함과 미미함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현재의 상황에서 변할 수 있고, 그 변함 속에서 새로움을 찾을 수 있어서다. 특히 현재보다 발전하고 성장하려는 의지가 강해야 한다. 그래야 달라지고 새로움을 볼 수 있어서다. 그 새로움, 역은 나쁜 상황을 막아주거나 또는 피해를 최대로 줄여준다. 되레 복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양돈으로 돌아오자. 중국발 ASF(아프리카돼지열병)가 한국 양돈업을 위협하고 있다. 과거의 방역 자세로 ASF를 막기에는 찜찜하고 부족한 느낌이다. 정부나 농가 모두 바뀌고 변해, 새로워져야 한다. 과거 구제역 방역활동을 통해 장단점을 분석하고 새로운 대책을 세워야 한다. 특히 농장이 달라져야 한다. 농장이 양돈업 주(主)이기 때문이다.

한국 양돈업에 있어 ASF는 한 밤중에 느끼는 실체이다. 눈으로 형체를 보고 확인할 수 없지만 뭔가 알 수 있는 물체다. 그 속에서 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사자성어도 있지 않은가. 암중모색(暗中摸索)이라고. 암중모색 또한 역(易)이다. 항상 그렇듯 농가들의 건투를 빈다. <김오환 양돈타임스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