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환절기 흉막폐렴, 항균제로 컨트롤
[양돈현장]환절기 흉막폐렴, 항균제로 컨트롤
  • by 양돈타임스
문성호 수의사(농협경제지주 종돈개량사업소)
문성호 수의사(농협경제지주 종돈개량사업소)

올해 우리나라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기록적인 폭염을 견뎌내야 했다. 올여름이 길고 더웠던 만큼 다시 찾아온 환절기에는 돼지의 체력과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질병에 걸리기 쉬운 상태가 되므로 사양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매년 환절기마다 육성 비육사에서 호흡기 질병이 가장 문제이고 그 중에서도 흉막폐렴은 가장 많이 발병하며 폐사뿐 아니라 육성률 감소, 출하지연 등으로 인해 농가가 입는 피해도 상당히 큰 질병이라 할 수 있다. 지금부터 필자의 흉막폐렴 컨트롤 사례를 소개하여 흉막폐렴으로 골머리를 앓는 양돈장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흉막폐렴(APP, Actinobacillus pleuropn eumonia)는 웬만큼 양돈 사육 경험이 있는 농장주라면 쉽게 알 수 있을 만큼 드라마틱한 증상을 보이는 질병이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돌연사한 육성/비육돈의 코에서 혈액성 분비물이 흐르는 것으로 일단 육안으로 진단하기에도 용이하다 할 수 있다. 돈방 내 돌연사하는 돼지는 성장이 좋고 나쁜 개체를 구별하지 않고 발생하며 특히 환절기인 봄, 가을에 다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호흡기 질병인 만큼 농장의 환경적 요인이나 사양 관리 방법에 따라 폐사율은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필자가 경험한 아주 심각한 상황에서는 육성/비육돈사를 디팝하여 다른 돈사로 이동시켜야 하기도 했다.

부검 시 확인할 수 있는 흉막폐렴에 의한 폐의 병변
부검 시 확인할 수 있는 흉막폐렴에 의한 폐의 병변

국내 여러 백신 회사에서 흉막폐렴균에 대한 백신을 상용화, 공급하고 있지만 흉막폐렴균은 15가지 이상의 다양한 혈청형을 보유하고 서로 교차 방어되는 경우가 드물어 예방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필자 역시 관리하는 농장에 대해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흉막폐렴 2형, 5형 백신을 2회 접종 후 자돈 단계에서 외부 비육 위탁장으로 전출하고 있는데 2016년 환절기에 한 비육 위탁농장이 호흡기 질병으로 고전을 하였다.

해당 농장은 무창돈사 형태이지만 환절기와 겨울에 샛바람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형태의 돈사 구조로 2016년 10월 이전까지 농장주의 세심한 사양관리로 육성/비육돈을 무난하게 관리하고 있었지만 10월부터 폐사가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농장 관리자는 기존에 사용하던 방법인 해열제 음수 투여 및 항생제(플로르페니콜, 암피실린 제제) 투여를 했으나 이전 연도와 달리 항생제 투약 대비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출하가 임박한 비육돈 구간에서 급성 흉막폐렴으로 갑자기 폐사하는 경우도 있어 해당 농장의 경제적 피해는 막대하게 발생했다. 항생제 투약 대비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항생제 변경이 요구되었고 흉막폐렴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마보플록사신 성분의 제제들 중 강화된 잔류물질검사에 안전한 휴약기간이 짧은 제품을 알아보게 되었고 V사의 고농도 마보플록사신 제제를 선택해 적용해 보았다. 2016년부터 10월부터 기존에 사용하던 제제를 대체하여 해당 농장에 투여를 시작하였는데 이후 환절기(10~12월) 결과를 보면 돈군 사육양상이 눈에 띄게 안정된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 제제 투여를 시작한 후 가장 큰 장점은 치료 횟수의 변화였다. 기존에 환절기 플로르페니콜, 암피실린 주사제를 매일 들고 다니던 때와 다르게 V사의 마보플록사신 제제로 변경한 이후 치료 횟수가 줄어들어 노동력 절감으로 인해 농장주 역시 큰 만족을 표했다.

필자가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이 제제가 단순히 환절기 호흡기 질병 중 흉막폐렴에 대해 효과를 내었다는 것뿐 아니라 치료에 효과적인 제제의 투약을 통해 비육 위탁농장주와의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도 있다. 양돈장이 양극화되어 비육 위탁농장을 찾기 어려운 요즘 질병 발생 시 빠른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제제를 선택하는 것이 위탁농장과 공급농장 서로에게 유리할 것이다.

환절기 호흡기 질병 예방을 위해서는 적합한 환기 시스템 및 환경적 요인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영세한 농장이나 비육 위탁농장의 현실상 즉각적으로 돈사 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기에 전략적으로 이와 같은 항생제 요법을 적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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