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잘 자라는 돼지만 갑자기 죽을 때
[양돈현장]잘 자라는 돼지만 갑자기 죽을 때
  • by 양돈타임스

최근 4주간 포유 후 8.5~9.0㎏에 육박하는 무시무시한 자돈을 이유하는 농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자동 습식 급이기를 초기 자돈사에 설치해 사료 섭취량과 음수량 증가의 영향으로 포동포동 건강하게 자라는 자돈의 모습이 여간 대견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이유 후 2주 정도 지날 무렵 무럭무럭 잘 자라던 녀석들이 아무런 증상 없이 갑자기 한 마리 한 마리 죽어 관리자의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농장을 방문하여 당일 폐사한 자돈을 확인했다. 폐사돈의 외형에서는 위축이나 피모가 거칠어지는 등의 특별한 이상을 확인하지 못해 추가 확인을 위해 부검을 실시했다.

부검상 흉강에서 다량의 흉수와 심장의 출혈이 확인되었고 다른 장기에 특이한 병변은 확인할 수 없었다. 부검 소견과 폐사 양상을 종합해 볼 때 비타민 E, 셀레늄 결핍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오디상심장병(Mulberry heart disease)이 가장 의심되어 정확한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동일한 돈방의 모든 자돈에 대해 비타민 E 제재를 근육 주사하도록 권장하고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심장에 대한 병리조직검사를 의뢰하였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1주일 어린 자돈에서도 동일하게 무증상으로 급사하는 자돈이 확인되어 초기 자돈사 전체에 비타민 E 제재를 근육 주사하도록 조치했다. 이틀 후 병리조직검사 상에서 오디상심장병(Mulberry heart disease)을 확진했으며 농장에는 이유 자돈 전체에 대해 비타민 E 근육주사 처치를 추가로 진행하도록 했다.

비타민 E나 셀레늄의 결핍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오디상심장병(Mulberry heart disease)은 병원체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닌 가장 대표적인 질병이다. 일반적으로 포유자돈과 번식돈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모돈이 심한 비타민 E 결핍 상태인 경우 포유자돈 철분 주사 시 과민반응을 나타낼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대부분 성장이 빠른 자돈 구간(15~30㎏ 구간)에서 발생하며 무증상으로 급사하는 것을 제외한 다른 임상증상은 잘 확인되지 않는다.

사료에 비타민 E를 보강해 주는 것만으로도 임상 증상을 예방할 수 있으나 셀레늄 결핍이 동반된 경우 비타민 E와 셀레늄을 함께 주사 처치해야 할 수도 있다. 셀레늄은 과용량 주사할 경우 심한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토코페롤’이라는 화학명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비타민 E는 식물성 기름이나 야채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중요한 영양소 중의 하나이다. 다가불포화지방산(PUFA)에 의해 비타민이 불활화되기 때문에 사료에 다가불포화지방산(PUFA) 함량이 높아질수록 비타민 E를 반드시 추가로 첨가해 주어야 한다.

육성돈에서는 30~100IU(㎎)/㎏, 비육돈에서는 30~60IU(㎎)/㎏의 함량으로 사료에 첨가해 주는 것이 좋다. 예방을 위해 사료나 물에 비타민 E를 추가로 첨가할 경우 150IU(㎎)/㎏이상 2주 이상 꾸준히 공급해 주어야 하며 농장에서 이미 임상증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사료/음수 첨가 보다 70IU(㎎)/두로 주사 처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 농장의 경우 초기 자돈사 입식 후 비타민 E를 추가로 3~4일간 공급하고 있었지만 질병 발생을 예방하기에는 공급한 기간이 많이 모자란 감이 있었다.

비타민 E나 셀레늄은 대부분 사료에 충분한 용량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비타민 E는 높은 습도나 곰팡이 독소에 쉽게 파괴되기 때문에 여름철에 특히 오디상심장병(Mulberry heart disease)의 발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무탈하게 잘 자란 돼지가 갑자기 죽는 것만큼 관리자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은 없다. 무척이나 덥고 습할 것으로 보이는 올 여름 건강한 자돈이 무럭무럭 자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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