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녹조 원인이 축산분뇨라고요?
[기자의 시각]녹조 원인이 축산분뇨라고요?
  • by 양돈타임스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여름철 녹조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이달 중순까지 축산분뇨 등 오염원 실태를 집중 점검키로했다. 방치 축산분뇨 임시 비가림막 설치여부와 댐 상류 하천 주변 퇴비 야적현황 등을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정부는 이 밖에도 녹조 발생 예방을 위한 다른 대책들도 내놨다. 보(洑)를 연중 상시 개방하는 한편 일부는 개방 수준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으며 녹조 감시 지점을 늘리는 등 감시·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조치 등이 그렇다. 축산분뇨 등에 대한 점검은 녹조 유발 오염물질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다. 물론 필요한 조치고 매년 되풀이 되는 ‘녹조 라떼’ 사태를 막을 수 있다면 축산농가들도 적극 협조하고 바로잡아야 할 문제다. 그럼에도 이번 정부 대책을 보면서 왠지 모를 찜찜함을 지울 수 없다.

무엇보다 여전히 녹조의 주된 원인을 축산분뇨로 특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한차례 언론들을 통해 ‘녹조의 주범=축산분뇨’라는 내용을 담은 기사가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축산농가들이 크게 반발한 바 있다. 그리고 정부 주장과 달리 축산분뇨가 수질오염 부하량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자체 연구 결과도 근거로 제시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축산분뇨는 녹조 발생 원인의 맨 윗줄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언론들은 ‘녹조 주범, 가축분뇨’를 제목으로 뽑고 있다. 마치 축산분뇨만 없으면 녹조는 발생하지 않을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

백번 양보해 축산분뇨가 현재 녹조의 주요 원인이라고 해도 애초에 녹조가 4대강 사업 이후 급증했다는 사실이 사라지지 않는다. 어쩌면 4대강 재자연화가 더 시급한 과제일 수 있다. 때문에 축산분뇨에 덮어 씌워진 녹조 원인이라는 꼬리표는 축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기대 만만한 핑계거리를 찾은 결과는 아닌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아닐 것이라 믿는다. 다만 이 같은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일반 국민들뿐만 아니라 축산농가들도 납득할만한 녹조 원인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원인 규명과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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