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에서 에어컨 광고가 가장 많은 시기는 여름이 아니라 봄이다. 봄에 여름 준비를 마쳐야지, 여름에 여름 준비하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모두 알고 있듯 돼지는 더위에 약하다. 돼지는 호흡, 심박동, 운동, 섭취, 소화흡수 등 기초 생리 활동을 하면서 많은 대사열을 체내에서 생성하게 된다. 이러한 대사열은 외부 온도, 습도와 관련하여 뇌하수체에 있는 체온중추에 의해 제어된다. 따라서 사료를 섭취하여 소화 흡수하는 과정에 대사열이 발생하면 체온이 상승하게 되므로 주변 환경온도가 높을 경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생리적으로 식욕이 억제가 된다. 즉 대사열이 체내 축적된 상태가 되면 체온중추의 체온유지 기능에 의해 뇌하수체의 공복중추를 억제시켜 식욕부진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돼지가 체온조절을 위해 호흡수를 증가시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하면서 혈액 내 pH가 상승하면서 삼투압 불균형을 초래하게 되고 이로 인한 사료섭취량의 감소도 유발된다. 이러한 식욕부진은 육성돈 증체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며 특히 포유돈에게는 비유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포유자돈들의 이유체중에도 엄청난 악영향을 미친다. 즉 돼지가 밥 잘 먹게 하는 관리가 여름에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사료 섭취량 제한에 따른 모돈 등지방의 급격한 감소는 다음 산차 번식에도 영향을 끼친다. 게다가 고온 스트레스를 받은 돼지는 시상하부에서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 분비가 높아지고, 부신피질의 기능을 활성화 시켜 부신피질호르몬을 분비시켜 스트레스 상태를 개선한다. ACTH는 시상하부에서 성선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GnRH)분비를 억제시킨다. GnRH분비 억제는 뇌하수체의 성선자극호르몬 분비를 억제시킨다. 그 결과 모돈은 난포발육, 배란, 착상 등에 문제가 발생되고 무발정 증상도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돼지가 덥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은 농장 전체 성적을 좌우하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돼지가 덥지 않도록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3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당연히 환경온도를 낮춰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설 투자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에어컨이나 쿨링패드의 설치부터 돈사에 차광막을 설치하거나 지붕에 스프링쿨러를 설치하는 것 등이 환경온도를 하락시켜주는 방법이다. 현재 농장에 이러한 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농장은 지금부터라도 우리 농장에 현실적으로 설치 가능한 시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바로 점검하는 것이 좋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전문 환기 컨설턴트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농장에서 임의로 하거나 설치업자의 조언에만 의존하였다가 낭패를 보는 농장의 경우가 매우 많다. 특히 에어컨의 경우 잘못 설치하여 온도를 충분히 낮춰주지 못 하거나 입기구 설치를 잘못하여 한여름에 돼지들이 샛바람 맞고 호흡기 걸리듯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이 있다. 고비용의 투자를 하고 그 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하면 손해이므로 반드시 전문 환경컨설팅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미 혹서기 예방 시설이 있는 농장은 지난 겨울과 환절기 동안 시설물에 고장이나 이상이 발생하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돼지를 덥지 않게 하는 두 번째 방법은 체감온도를 낮춰주는 것이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Snout Cooling과 점적식 쿨링(Drip Cooling) 방식이다. 두 방법은 차가운 바람을 사용하느냐 아니면 찬 물을 사용하느냐의 차이는 있지만 모돈의 어깨와 목 부근을 차갑게 만들어 주어 시상하부와 뇌하수체를 자극시켜 고온스트레스를 저하시키고 사료 섭취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번식돈 이외의 돈군에서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번식돈군 스트레스 예방에는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 외에도 얼음과자를 급여하거나 얼음 혹은 냉수 관장도 체내 열 스트레스 감소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다. 마지막 세 번째 방법은 돼지 생리를 고려한 사양관리 방법의 변화이다. 농장에서 가장 쉽게 적용 가능한 관리 방법은 돼지 기본 관리 시간의 변화이다. 교배나 사료 급여 시간을 새벽과 저녁 시간으로 이동하여 과도한 열 발생 시간을 피하는 것도 이에 해당되는 관리법이다. 그리고 하절기 사료섭취량 감소에 대한 보상으로 단백질 함량을 과도하게 높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과잉 공급된 단백질을 탈아미노화 시키기 위해 대사작용에 의한 체내 열발생을 증가시켜 오히려 돼지성장에 도움을 주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단백질의 함량의 높고 낮음으로 사료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적정한 아미노산 비율을 고려하여 설계된 사료를 선택하는 것이 하절기에 더욱 중요하다.
위에서 말한 돼지 혹서기 예방 세 가지 방법 중 우리 농장에 맞는 적절한 방법을 결정하고 시설에 대한 점검과 투자 그리고 사양 관리의 변화 준비를 지금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혹서기에 돼지들은 그대로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