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남이 나를 필요로 해야”(10/10)
[현장수첩]“남이 나를 필요로 해야”(10/10)
  • by 양돈타임스
[현장수첩]“남이 나를 필요로 해야”

‘수출사업을 전담해야 한다’ ‘FTA 등을 고려할 때 반드시 존치해야 한다’ ‘수급조절문제와 소비홍보(자조금)는 분명 다르다’.
지난달 26일 양돈수급안정위원회 회의에서는 위원회 존치를 위한 ‘명분 찾기’가 한창이다. 결국 회의는 “수급위는 꼭 필요하니 내년부터는 별도의 예산을 배정해서라도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연명 건의서를 정부 측에 전달하는 걸로 일단락 했다.
정부측 주장은 이렇다. 수급위가 진행하는 ‘축산물자율수급조절지원사업’은 현행 자조금사업으로 추진 가능하고, 축산물수급안정자금도 지원되고 있기 때문에 중복성이 필요없다는 논리다.
수급위는 이에 대해 “엄밀히 따지면 자조금사업에서 할 수 없는 게 수급조절문제이고, 정부측 방침대로 따르게 되면 질병 등에 의한 파동을 예방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존치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날 위원들은 수급위가 계속 유지돼야 하는 당위성을 주장하면서 ‘양돈산업의 존폐위기’라는 단어까지 동원하는 논리를 폈다. 그만큼 필요한 기구라는 뜻인데, 왜 정부측이 정한 ‘마감시간’이 가까워 오는 최근에서야 애절하게(?) 호소하고 있는지 단면만 바라본 입장에선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돈육에 대한 수급조절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으로 수출문제를 수급위가 전담해야 한다는 얘기는 옳으나, 이 또한 “그동안 뭐 했습니까?”라는 비난이 주위에서 쏟아지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내가 필요한 인물이라고 자찬하는 사람보다 남이 나를 필요하다고 느끼도록 노력하라’는 얘기를 귀가 닳도록 들어오지 않았던가.
<유영선 기자> 2006-10-12 17: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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