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김동욱]미리 시작하는 겨울준비(10/19)
[양돈현장/김동욱]미리 시작하는 겨울준비(10/19)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미리 시작하는 겨울준비

김동욱 수의사 / 한별팜텍

올 겨울은 예년 보다 좀 더 빨리 오고, 더 길게 가며, 더 추울 거라는 예보가 들린다. 추석이 지난 지금부터 농장은 서둘러 겨울 준비를 해야 할 때다. 계절과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최신의 돈사라면 봄부터 겨울까지 특별히 농장에서 해야 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설이 오래된 돈사라면, 또 여러 가지 허점이 확인된 돈사라면 겨울준비는 꼭 해야 한다.
겨울 준비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샛바람 구멍의 확인과 차단이다. 그런데 돈사의 시설이 오래될수록 이 샛바람 구멍을 찾기가 굉장히 어렵다.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런 무수한 샛바람 구멍을 보유한 돈사에서 음압식 환기를 운영하여 환기를 하고자 한다면 그 결과는 아마 무수히 콜록이는 돼지의 기침소리와 위축, 그리고 폐사일 것이다. 이에 농장에서는 현재 농장의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겨울을 나기 위한 농장에 최적화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늦가을에서 겨울을 지내는 동안 농장을 다니며 가장 많이 경험하는 문제가 바로 음압식 환기에 의한 바람 피해이다. 기본적으로 음압식 환기 운영을 위한 전제조건은 돈사의 완전한 밀폐이며 이 밀폐가 전제된 상황에서 설치된 입기구를 통해 원하는 양을 원하는 위치에 들여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농장은 많은 허점을 보유한 상태에서 음압식 환기를 운영하다 보니 피해가 크다.
이에 가장 먼저 내 농장의 돈사 수준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한다. 적절한 보완을 통해 음압 환기를 유지할 수 있는 상태라면 빠른 조처를 통해 샛바람 구멍을 차단하고 음압환기를 적절하게 운영하며 겨울을 나도록 하자. 그러나 내 농장의 상황이 적절한 조처가 곤란한 상황, 즉 어디가 샛바람 구멍인지 확인과 대처가 곤란한 상황이라면 과감하게 음압환기에 대한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돼지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시설이 오래된 농장일수록 음압과 양압을 병행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음압을 사용하지 말고 양압만으로 겨울을 나볼 것을 권한다.
일단 음압대신 양압으로 전환한다면 대개 원형 주름관이나 비닐 덕트를 사용한 입기를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농장의 상황에 따라 입기를 위한 주름관이나 덕트의 설치 위치와 덕트에 뚫어야 할 구멍의 개수와 위치는 달라진다. 덕트의 잘못된 운영을 통해 볼 수 있는 주요 사례로는 입기되는 구멍과 천정 또는 벽과의 거리가 가까워서 공기가 퍼져나가지 못하고 천정 또는 벽에 부딪친 후 돼지 쪽으로 떨어지는 것, 그리고 두 개의 덕트를 병렬로 사용할 경우 두 덕트의 입기 구멍간의 거리가 가까워 양측에서 입기되는 공기가 부딪쳐 돼지에게로 떨어지는 것, 그리고 입기 구멍의 간격조절 실패로 입기되는 공기의 사각(死角)이 생기는 것이다. 현재 입기되는 공기의 적절성 여부는 포그 머신 등을 이용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므로 현재 설치된 덕트의 적절성을 판단하거나 새로 덕트를 설치한 후 적절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주위의 환기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음압환기를 유지하기로 했다면 가장 신경 써서 점검해야 할 샛바람 구멍은 다음과 같다. 먼저 문틈이다. 특히 문아래 부분 틈새로 들어오는 바람은 직접 누워있는 돼지를 향하게 되므로 가장 위험하다. 따라서 문아래 틈새를 농장의 상황에 맞게 막아줘야 한다. 다음으로 많은 돈사의 외벽은 하단의 콘크리트 옹벽위에 판넬을 올린 경우가 많은데 지은 지 오래될수록 옹벽과 판넬의 틈새가 벌어져 샛바람의 주요 통로가 된다. 세 번째로 창문 틈인데, 오래된 창문일수록 창문과 틀과의 유격이 생겨 샛바람이 많이 들어온다. 마지막으로 분뇨배출 통로이다. 스크레퍼 돈사의 경우 외부 스크레퍼 공간을 제대로 막아주지 못할 경우 이 스크레퍼 통로가 샛바람의 주요 유입구가 된다. 또 분뇨이송 모터를 외부에서 담가 사용하는 구조로 된 경우에도 이 모터를 담그는 입구가 제대로 단속이 되지 못한 상태에서 음압식 환기를 유지하면 주된 샛바람 유입 통로가 된다.
옛말에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 든다는 얘기가 있다. 올 겨울을 무탈하게 나기 위해서 농장의 바늘구멍을 찾아 막기 위한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 그리고 바늘구멍이 너무 많아 다 찾기가 힘들다면 음압대신 양압 환기로 가는 것이 겨울 돼지들을 위해 좋은 선택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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