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신현덕]더위에 지친 모돈, 환절기 전염병에 약하다(9/1)
[양돈현장/신현덕]더위에 지친 모돈, 환절기 전염병에 약하다(9/1)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더위에 지친 모돈, 환절기 전염병에 약하다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지난 6월부터 8월까지는 더웠다. 가축 중에서도 돼지는 더위에 아주 민감하다. 체구에 비해서 폐 용적이 상대적으로 작고 땀샘이 퇴화되었기 때문이다. 고온다습한 계절에 열을 효과적으로 발산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흙탕물에 뒹굴어 온몸을 적시는 월로윙(wallowing)이나 힘을 벌리고 헉헉거리는 팬팅(panting) 방법이 고작이다. 현대식 돈사의 콘슬랏 위에서 사육되는 경우 월로윙도 어렵고 밀사환경에서 고온다습하면 팬팅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돼지를 시원하게 해주는 방법은 농장관리자와 시설의 몫이다. 돈사를 건설할 때에 지붕부터 벽체, 바닥까지 단열재, 방습재를 완벽하게 시공하고 혹서기를 대비하여 냉열기와 대형 휀까지 갖춘 농장이라면 걱정이 덜했을 것이다. 대부분 농장의 여름대책은 미진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농장에서 더위 때문에 모돈과 비육돈의 폐사 사고율도 증가했다. 환경온도가 증가하는 경우, 열발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체온은 상승한다. 체온이 오르면 호흡수가 증가한다. 열이 많이 쌓일수록 호흡수는 증가하게 된다.
모돈의 경우 뱃속에 새끼가 많이 들고 임신말기에 가까울수록 폐활량은 감소한다. 당연히 사고비율이 높아진다. 비육돈의 경우 호흡기질병의 감염정도에 따라 사고율의 차이가 난다. PRRS, 유행성폐렴, 파스튜렐라폐렴, 흉막폐렴, 기생충성폐렴 등의 페렴병변이 존재한다면 폐활량은 감소하므로 사고돈 비율은 늘어나게 된다.
더위를 먹은 돼지에서 볼 수 있는 문제점은 장누수증후군(Leaky gut syndrome) 발생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경우 전체 면역력의 70% 정도를 장점막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더위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면역력도 저하된 상태에서 장상피 세포조직의 틈새가 벌어지면서 장내 병원체와 독소가 침투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신적 패혈증과 여러 장기에 염증을 유발하는 계기를 만든다는 것이다.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고 일교차가 심해지면서 면역력은 더욱 저하된다. 더위 자체도 문제였지만 환경의 변화에 따라 체온을 조절하는 등의 항상성 유지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신체 에너지가 병을 막아내는 면역력에 분배될 여지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가을 환절기에는 호흡기질병을 비롯한 전염병이 유행하기 쉬워진다.
내 농장 돼지가 더위로 고생을 했다면 환절기 전염병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실천해보자.
첫째, 분만사 수유모돈 사료섭취량 극대화부터 시작하자! 신생자돈 초유관리와 분만모돈 관장 및 유방마사지는 이제 기본이 되었다. 수유모돈 초기 사료섭취량에 직접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수유모돈 사료섭취량이 증가하면 차산차 분만율이 올라간다. 차산차 총산자수도 올라가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수유 모돈사료에 오메가-3 제제, 항산화비타민제, 소화제 등을 보강해주자. 이유자돈 체중도 증가하고, 이유모돈 발정재귀일령도 단축되는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5일 수유기준으로 10두의 자돈이 달린 모돈에게 분만당일부터 25일간, 150㎏ 이상의 사료섭취량 목표를 가져야 한다. 모돈 BCS 관리의 시작은 분만사 모돈 사료섭취량 관리라고 보면 틀림없다. 모돈 BCS는 돈군의 영양상태이고 면역력 지표라고 보면 된다.
둘째, 이유 후 1주간 자돈 사양관리 중요성을 알자! 분만사 수유모돈 사료섭취량 관리는 이유자돈 품질을 결정한다. 이유자돈 품질이란 체중과 자돈간 균일도를 말한다. 자돈품질이 좋으면 높은 이유 후 육성율, 사료효율, 출하일령단축 및 출하돼지 도체등급까지 개선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여기서 또한 중요한 것이 이유 후 1주간 일당증체량의 확인이다. 자돈 일당증체량은 사료 섭취량, 소화율, 설사발생여부에 의해 결정된다. 정상적인 돼지에서 기간 중 사료효율은 1:1로 보면 된다. 사료효율이 가장 좋은 때이다. 어미 젖을 하루에 20여회 먹던 자돈은 마른 사료섭취에 관심이 별로 없고, 실제 섭취량도 적다. 그래서 이유 전부터 입붙이기 훈련을 하는 것이 필요하고, 하루에 5회 이상의 섭취 자극이 필요하다. 깨끗한 급이기에 신선한 사료를 소량으로 급여하고, 물먹기도 편안하게 해주자. 체중이 7㎏인 이유자돈이라면 이유 후 1주간 일당증체 180g 이상을 목표로 세우자. 당장 내 농장의 현재 실력을 알아보는 것으로 시작하자.
셋째, 자돈 ~ 비육돈의 질병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를 정확히 간파하자! 대부분 농장에서 돼지가 설사도 하고, 기침도 한다. 상재성 전염병이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잘 파악해보면 증상의 발현 시기에서 특징적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어떤 스트레스가 어느 시점에서 어떻게 가해졌느냐를 보면 판단이 가능하다.
① 돈사이동, 돈군재편성 등 불가피하게 스트레스를 가하는 시점이다. 이런 과정에서 환경변화, 서열투쟁 등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사료섭취량이 감소한다. 장내세균총도 변화를 겪는다. 면역력저하가 일어나는 시기이다. 온도관리, 항생제, 생균제, 항스트레스 영양제 첨가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② 사료변경, 백신접종, 관리자변경 등의 변화 스트레스가 있는 시점이다. 이런 변화 시점에는 항스트레스 영양제, 유기산제, 소화제, 해열제 등을 첨가해준다. 관리자 변경은 무엇보다도 큰 스트레스이므로 사전교육을 실시한다. 돼지에게 폭력을 가하는 관리자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 착한 관리자가 급이기, 급수기, 잠자리 환경도 챙겨주기 때문이다.
③ 환경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해진 시점이다. 낮에는 덥고, 밤에는 썰렁하다면 돼지에겐 치명적이다. 돼지의 자율신경 조절능력으로는 5도 이상의 온도일교차를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낮에는 통풍을 강화하고 밤에는 안온한 수면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농장별로 사육단계별 돼지 체감온도 일교차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찾아 실천하자. 생균제, 비타민E, 코팅된 유기산제 첨가는 항병력을 높이는 상시첨가제로 유효하다. 어지간한 스트레스 정도는 극복하도록 도와준다.
돼지 전염병 발생 예방 3대 요소는 첫째, 돼지의 항병력을 높이는 것이고 둘째, 병원체를 감염수준 이하로 줄이는 것이고 셋째, 병원체가 돼지에게 가는 감염경로를 차단하는 것이다. 지금이 돼지의 항병력이 낮아진 시기임을 알자. 모돈 PRRS, PED 같은 계절적 백신접종도 강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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