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돼지의 작은 기침 소리도 크게 듣자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겨울로 접어들고, 월동을 하면서 대부분 농장의 돈사 내 공기품질은 나빠진다. 돼지에게 적절한 환기란 신선한 공기를 돼지들에게 골고루 전달해주고, 오염된 공기와 유해한 물질을 돈사밖으로 빼내는 과정을 말한다. 기계적 환기시설이 잘 갖추어지고, 의도대로 조절가능하고,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농장이라면 문제가 덜 하겠지만, 여전히 많은 농장에서는 실내온도 유지를 위해 환기를 제한하거나, 거의 환기가 이루어지지 않는 돈사도 흔히 볼 수 있다. 보온 때문에 환기를 제한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럴 때 호흡기질병의 대표적 증상인 기침이 늘어난다. 돼지의 기침은 주로 목, 기관, 기관지 등 기도점막에 분포되어있는 미주신경이 어떠한 자극을 받아 기침중추가 흥분될 때 일어난다. 폐렴이 진행되면서 폐포와 기관지내에 염증성 물질이 고여 미주신경을 자극할 때, 엄청난 에너지를 써서 기도의 압력을 높여 그 염증성 물질을 외부로 배출하려는 과정에서 내는 소리가 기침인 것이다. 기침은 건성기침과 습성기침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건성기침은 가래가 동반되지 않는다. 건성기침은 기관지염에서 기관지가 충혈되었거나 부었을 때 오는 자극 때문에 나타난다. 자극성 기침 또는 마른기침이라고 하며, 기침할 때 코, 입 주위에 누런 콧물이 없다. 감염성으로는 마이코플라스마균에 의한 유행성폐렴에서 마른 기침을 보인다.
단순한 유행성폐렴은 열이 크게 오르지 않아 사료섭취량은 정상적이지만 한 번 기침이 터지면 계속적으로 이어져 에너지 소모가 많아 돼지 증체가 불량해지고 출하일령이 지연된다.
유행성폐렴은 호흡기질병의 1차 병원체이고, 다른 병원체의 감염을 용이하게 하므로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되는 질병이다. 내 농장에 유행성폐렴이 문제되는지 진단을 받아보자.
둘째, 습성기침은 가래를 동반한다. 복합호흡기증후군을 비롯한 대부분 호흡기질병의 기침은 습성기침이다. 현장에서 PRRS, 파스튜렐라폐렴 복합감염시 기침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인플루엔자, 써코가 복합감염되는 사례도 적지않다. 기관지와 폐의 염증시에 생기는 화농성 삼출액의 자극을 받아 일어난다. 기침을 통해 기도내에 있던 가래를 체외로 배출하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다.
기침은 원래 폐를 유해물질, 병원체의 감염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중요한 방어기능의 하나이다. 기침소리를 듣는 관리자에게 빨리 대책을 세워달라는 신호로 여겨야 한다.
항생제 투약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기침과 증체불량 이외에 다른 증상이 별로 없다면 회충, 폐충 같은 기생충 감염을 의심할 수 있다. 정기적으로 구충을 하지 않는 농장이거나 구충이 충분치 못한 톱밥돈사에서는 기생충성 기침 사례가 적지 않다.
기침소리가 들리는 경우, 관리자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첫째, 기침이 주로 발생하는 일령과 기침하는 돼지 숫자 파악이 중요하다.
감염성 폐렴인 경우 모체 이행항체 소실 시점과, 감염 시작 시기를 파악하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바이러스성 폐렴은 세균성 폐렴보다 폭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 기침 발생 전에 어떤 스트레스를 주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동, 돈군재편성, 찬바람노출, 과환기, 실내온도 급변 등이 그 것이다. 열풍기 가동돈사는 건조에 유의해야 한다.
셋째, 건성 및 습성기침 여부, 발열과 사료섭취량 감소정도도 확인해야 한다.
넷째, 투약 프로그램도 확인한다. 감염 원인균에 대한 병성감정과 항생제 감수성 결과도 확인한다. 기침을 유발하는 환경 또는 스트레스 요인을 제거하지 않고, 항생제 감수성 검사도 없이 아무런 항생제나 진해거담제에만 의존한다면 치료효과는 저하된다.
다섯째, 돼지를 관찰하는 중에 1분당 몇 회의 기침소리가 들리는지 체크하고, 기침소리가 들리자마자 원인을 파악하고 조기에 해결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신선한 공기, 적절한 습도, 포근한 잠자리, 든든한 사료섭취가 기침 예방의 기본요소이다.
계획되지 않은 틈새는 입기구가 아니라 기침을 유발하는 샛바람 침입구로 여기고 완전히 봉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