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김근필]여름철 이후 나타나는 비육돈의 문제(11/24)
[양돈현장/김근필]여름철 이후 나타나는 비육돈의 문제(11/24)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여름철 이후 나타나는 비육돈의 문제

김근필 PM / (주)우성사료

사료회사에서 근무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여름철은 고객 불만이 극도로 높아지는 시기이다. 이번 여름은 양돈 사양가들도 인정하는 무더웠던 시기라 사료 품질에 대한 불만이 생각만큼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물론 농장들이 에어컨 등 여름철을 대비하여 많은 투자를 한 원인도 크다고 생각한다.
9월이 되면 밀렸던 돼지들이 생각만큼 출하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증가한다. 양돈 농가 입장에서는 저녁에는 선선한 날씨와 함께 돼지들의 섭취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보상 증체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조금 다른 것 같다. 9월이라고 해도 비육돈들에게 아직 여름철은 끝났다고 보기 어렵다. 외부의 온도와는 달리 비육돈 최적 온도 범위보다 돈사 안의 온도도 생각보다 낮지 않고 장기간의 무더위에 섭취량이 떨어진 돼지들이 정상적인 섭취를 통해 증체를 얻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또 8월까지 출하 지연으로 돈사 내부적으로 밀사가 진행된 상황에서는 높은 섭취량을 기대하기 더 어렵다.
전국적인 육성,비육돈 구간의 사료 생산량을 나타낸 <표1>을 참고하면 보편적으로 농장의 육성,비육돈 사료 섭취량은 8월 대비 9월에도 증가하지만, 10월에 더욱 급격히 증가함을 볼 수 있다. 또 <표2>를 보면 체중과 등지방 역시 10월이 이전 달에 비해 크게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어 9월보다는 10월에 증체가 더 급격히 이루어질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10월이 되면 비육돈들의 섭취량이 극대화되면서 보상 증체가 나타난다. 이때 등지방 과다, 떡지방 발생과 같은 문제들로 양돈 농가와 유통업체간의 실랑이가 많아진다. 이로 인해 출하돈에 대한 페널티, 공제 등 돈과 관계된 불이익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농가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양상은 매년 지속되어 오고 있는 상황이라 농장주들도 미리 대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하다. 출하 일령과 체중을 당기고, 사료 프로그램을 조정하여 등지방과 떡지방을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비육돈의 증체가 농가들의 목표 1순위였다면 최근에는 몇 년부터 시작된 돈육 품질을 중요시하는 분위기에 따라 육질 관리가 더 큰 양돈장의 숙제가 될 것이다.
11월이 되면 전국적으로 사료량이 감소한다. 농장 밀폐에 의한 섭취량 저하 현상도 있겠지만, 10월에 밀린 돼지들이 빠져나가서 사료량이 줄어든다고 볼 수 있고 양돈장은 조금 여유있게 비육사 운영이 가능한 시기이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가을철은 비육돈에게는 큰 무리가 없는 계절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농장에서 가을임에도 육성, 비육돈의 증체가 만족치 못하다면 몇 가지를 의심해볼 수 있다.
첫 번째로 모돈 갱신에 따른 번식 생산성 향상으로 발생하는 농장 밀사이다. 최근 개량된 모돈의 교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농장들은 모돈 두수는 같더라도 재고 두수가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기존 비육사에 여유가 없을 경우 재고 두수 증가로 인한 밀사가 진행될 수 있으며 가을이 되더라도 밀사가 해소되지 않으면 증체가 되지 않는 경우들이 간혹 있다. 최근 축산과학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간이 넓어지면 증체가 17%, 사료효율이 12% 개선된다고 한다. 반대로 밀사가 진행되면 증체나 효율이 안 좋아진다.
두 번째는 돈군 간의 체중 편차의 증가이다. 개량된 모돈에서 태어난 자돈들은 증체와 사료효율은 기존 품종 대비 우수하지만, 산자수가 많은 반면 생시체중이 작고 동일 일령이라고 하더라도 개체간의 체중 편차가 크게 발생한다. 가을철 출하하는 비육돈들은 3~5월 태어난 자돈들이 많을 것이다. 환절기를 지난 자돈 중 호흡기나 소화기성 질병에 노출된 경우에 성장을 하면서 동복이나 동일 돈군 대비해서 성장이 뒤쳐져서 평균 출하 일령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세 번째는 질병이다. 최근 현장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육성,비육돈에 SI(Swine Influenza, 돼지 인플루엔자) 증상이 발견되고 있다.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육성, 비육돈들은 증상은 크게 나타나지 않지만 증체와 사료효율이 쳐진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증상은 적더라도 농장의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오염도에 따라 비육돈이 섭취하는 영양소가 성장되는 비율이 감소하여 증체가 늦어진다는 보고는 많다.
네 번째는 구충 관리이다. 보통 모돈 구간 구충은 농장에서 대부분 실시한다. 그렇지만, 비육돈의 경우 구충을 하지 않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기생충은 아무리 청결한 농장이라도 만연되어 있고 근절하기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농장주 및 관리자의 시각적인 객관성 부족도 원인이다. 10월경에는 둥글둥글하게 자란다고 할 정도로 눈에 띄게 돼지들이 성장한다. 그런데 그런 시기가 끝나면 돼지가 생각보다 안 큰다고 하시는 농장주들이 간혹 있다. 실제 돼지가 안 크는 그런 것도 있겠지만, 10월경 보상 증체를 하는 돼지들은 필요 이상으로 섭취된 영양분이 지방으로 가게 되는데 지방이 근육보다 같은 무게라도 부피가 크고(지방이 근육 대비 1.14배 크기임), 등지방 쪽으로 많이 가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더 잘 자라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보상 증체가 끝나는 시기가 되면 근육 쪽으로 많은 영양분이 가기 때문에 보기에는 덜 자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보기보다는 출하 시 무게가 더 나가는 경우가 많다.
예상 보다 좋은 돈가로 안정적인 농장 경영이 가능한 시기이다. 혹시 올지 모를 저돈가의 파도를 피해가기 위해서는 농장의 철저한 기본 준수가 중요하다. 이번 가을에도 좋은 성적으로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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