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신현덕]총산자수 늘리고 전염병 수직감염 차단하라!(10/13)
[양돈현장/신현덕]총산자수 늘리고 전염병 수직감염 차단하라!(10/13)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총산자수 늘리고 전염병 수직감염 차단하라!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한국양돈의 국제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돼지 생산현장에서 중요한 두 가지를 들어보라면, 시쳇말로 ‘뭣이 중헌디?’ 라고 묻는다면 서슴없이 ‘교배관리’ ‘분만관리’를 들 것이다. 발정기간 3일, 분만기간 3일 동안에 해야 할 일들이다.
돼지생산의 기본인 번식성적이 엉망이고 농장마다 전염병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돈육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이유가 되기도 하니 이를 어찌 해석해야할지 씁쓸하기도 하다.
교육과 훈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의사소통도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로 채워진 양돈 현장에서 중요하지만 제대로 행해지지 않는 두 가지 핵심사항을 지적해보기로 한다.
첫째는 교배관리이다. 양적 성장의 출발점이다. 발정기간 3일 동안에는 발정을 유도하고 배란수를 극대화시키고 교배적기를 파악하여 수정을 시키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번식돈의 첫 번째 임무로, 모돈 뱃속에 많은 수의 태아를 품게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복당 총산자수의 크기가 여기서 일차적으로 결정된다.
덴마크 양돈장의 나라 평균 총산자수는 15두를 가볍게 넘는다. 우리나라에서 돼지를 좀 키운다는 농장의 전산성적 분석을 보면 상위 50% 농장에서도 13.5두를 넘기기가 쉽지 않다. 전산관리를 하지 않는 농장을 포함하면 국내 양돈장 총산자수는 12두도 바쁘다.
교배관리의 핵심 관리 포인트를 모르거나 잊기 때문이다. 핵심 포인트의 첫 번째는 농장주나 책임관리자가 교배관리에 참여하고 팀워크를 발휘하여 차분하게 작업에 집중하는 것이다. 총산자수가 불량한 농장의 교배관리 상황을 들여다보면 교배 임신사 담당자만 분주한 모습을 보인다. 두 번째 포인트는 웅돈관리에 있다. 왕성한 정력이 있고 입에 거품을 가득 물고 있는 수컷이 필요하다. 입거품속에 발정을 강하게 유도하는 자극호르몬인 페로몬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많은 농장에서 웅돈 관리를 무시한다. 두수도 부족하고 적절한 연령대도 아니고 거품을 물고 있는 수컷도 별로 없다. 더군다나 지난 여름의 폭염은 수컷들을 너무 지치게 했다. 교배팀의 모든 관리자는 웅돈의 역할을 도와줘야 한다. 웅돈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그들이 하는 행동과 같은 방법으로 발정유도와 수정과정에서 모돈을 자극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총산자수의 증가로 나타날 것이다.
둘째는 분만관리이다. 질적 개선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전염병은 수직감염이라는 경로를 통해 모돈에서 자돈으로 전파된다. 모자감염이라고도 한다. 어미가 갖고 있는 병원체가 새끼한테 옮겨간다는 것이다. 반대로 모돈이 병원체 청정상태이면 자돈도 병원체에 감염되지 않게 된다는 말이다. 물론 분만사 시설이 완벽한 소독상태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분만 몇 주 전부터 임신말기 모돈에게 다양한 백신을 접종한다. 구제역, PED, PRRS, AR, 대장균, 로타바이러스 예방백신이 대표적이다. 구충제도 투여한다. 분만사 입실 전에 돈체를 세척하고 소독한다. 늦어도 4일전에는 입실을 완료해 분만사 환경에 적응하고 임신과정을 종료하고 분만과정으로 전환되는 호르몬 격변기에 모돈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스트레스는 새끼를 낳고 젖을 내려 새끼를 키우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호르몬의 분비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난산이나 비유장애를 치료하는 약을 찾기 전에 모돈에게 어떠한 스트레스를 주었는지를 먼저 분석하라는 뜻이다.
후보돈 과정에서 순치를 시키고 임신말기에 다양한 백신접종을 실시한 이유는 신생자돈에게 전염병을 이기는 고농도의 항체를 초유를 통해 전달해주기 위한 목적이다. 초유는 생후 6시간 이내에 새끼가 섭취해야 의미가 더 있다. 물론 초유는 길게는 3일 정도 까지도 분비되지만 초유 중 항체는 생후 6시간이 지날수록 장에서 흡수가 점차 곤란해진다.
태어나자마자 얼마나 빨리 많은 양의 초유를 먹느냐가 전염병을 차단하는 최고 무기라는 것이다. 초유가 중요하다는 말을 모르는 농장은 없다. 그러나 초유관리를 위해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것이 포인트인지를 모르는 관리자는 많다.
초유관리의 핵심은 분만 소요시간의 단축에 있다. 분만되는 과정에서는 자돈에게 영양과 산소공급이 어렵다. 태어나는 자돈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좁고 어두운 굴을 통과해서 빠져나올 때의 갑갑함과 숨막힘의 과정인 것이다. 어미 자궁은 38도 정도로 따뜻했다. 그런데 바깥 세상은 너무 춥다. 양수에 젖은 상태로 태어난 자돈의 몸은 급속히 식는다.
추워서 떨 때 다 쓰라고 어미가 글리코겐이라는 비상식량을 준 것은 아니다. 젖 빠는데 쓸수록 초유섭취량이 늘어날 것은 당연하다. 관리자가 할 일은 분만이 빨리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태어난 자돈의 코와 입을 닦아 숨을 쉽게 쉬도록 하는 것이다. 몸을 수건으로 닦아 말리고 보온 상자 안에 넣어 체온저하를 막아주는 것이다. 그런 다음 바로 젖을 물려 초유 섭취를 확인하고 기운 내는 모습을 확인하는 일이다. 한 복중 한 마리라도 초유를 제대로 못 먹으면 전염병에 걸리기 쉽고 그 문제 자돈이 병원체를 대량으로 배설하면 초유를 먹은 자돈까지도 공격할 수 있으니 철저한 초유섭취 관리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다양한 돼지 전염병을 막는 초유 중 항체의 효력기간은 전염병마다 다양하다. 대장균증을 막는 항체는 1주정도로 짧다. PED항체는 2주 정도, AR과 PRRS는 4주, 돈단독은 3개월 정도, 구제역은 2~3개월령 정도에 소실된다는 점을 알아두면 방역프로그램을 작성하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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