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신현덕]9월, 돼지 최악의 면역력 저하가 걱정(9/1)
[양돈현장/신현덕]9월, 돼지 최악의 면역력 저하가 걱정(9/1)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9월, 돼지 최악의 면역력 저하가 걱정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생물체의 면역체계는 모든 신체 장기뿐 만아니라 정신적, 감정적인 부분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어느 장기 일부에 손상이나 장애가 있어도 면역력에 영향을 끼치며 정신적 또는 육체적 스트레스도 전체 면역체계에 영향을 준다는 말이다.
신체 에너지 상태, 혈당, 혈압, 신진대사, 소화, 호흡, 호르몬, 체중상태와 뇌, 신경, 심혈관, 폐, 장기 등 장기와 감정, 본능, 욕망 등 거의 모든 요소가 면역력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건강이란 말은 면역적 균형이 이루어지고 유지되는 상태인 것이고 99%의 질병은 면역불균형에서 유발된다고 면역 학자들은 이구동성이다.
올 여름은 요즘말로 역대급 더위였다. 돼지의 체온에 가까운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었다.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위태로운 상황의 연속이었다. 정상적인 호흡수의 서 너 배를 쉬어도 열발산은 원활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돼지는 열을 받았다. 사료는 먹기 싫었고 미지근한 물은 갈증을 채워주지 못했다. 폐수발생량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돈방에 급수기는 체온을 줄이는 역할을 하지 못했고 분뇨에 오염된 똥탕물을 마셔야 했다. 한 마디로 에너지 결핍상태에 빠졌고 병원체 감염량 증가로 면역적 부하가 걸렸던 것이다.
에너지 결핍 상태에 빠지면 자연 면역력도 바닥이 나서 체내 상재하고 있던 병원체가 들고 일어나 자발성 감염을 일으킨다. 신체 전체면역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소화기관으로 똥탕물에 들어있는 엄청난 양의 병원체 침입이 일어나게 되면 면역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장내 유익균의 비중은 붕괴되고 유해균이 득세를 한다. 이른바 정상세균총의 붕괴상태인 것이다.
돼지가 전염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면역력이 높아 항병력이 올라가거나, 병원체수가 돼지를 감염시킬 수 있는 수준이하로 유지시켜주면 된다. 전염병 발생을 위한 3가지 요소는 ①감수성 높은 돼지 ②병원체 ③감염경로이다. 그 중 어느 한 가지라도 충족이 되지 않으면 전염병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런데 올 여름 더위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최악의 상태로 만들었다. 이는 병원체가 체내로 침입하기만 하면 그냥 감염될 수 있는 상황이란 뜻이다.
농장마다 번식성적이 개선되면서 돼지 숫자가 넘쳐난다. 빈 돈방을 찾기가 어렵다. 수세-소독기간이 짧아지고 돈방 당 적정 사육두수도 초과인 경우가 허다하다. 한 편으로 세균, 곰팡이, 기생충 같은 병원체는 고온다습한 상태에서 증식이 아주 용이하다. 전염병 발생의 조건이 갖추어진 셈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더위가 지나가고 환경이 급변하는 올 9월이 큰 걱정이다. 병원성이 점차 심해지는 PRRS, 다 큰 돼지가 코피물고 죽는 흉막폐렴, 면역무방비 상태인 인플루엔자, 신경증상을 보이다 죽는 연쇄상구균 뇌막염, 어린 자돈에 대형 사고를 일으키는 글래서씨병, 장내유해균 증가로 이한 출혈성 장염증후군 등이 대표적으로 걱정이다. 구제역이나 유행성설사 걱정은 또 따로 있다.
더위에 지친 현장관리자마저 이런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청결작업까지 게을리 한다면 감염경로가 늘어나서 일촉즉발의 전염병 상황에 놓이게 될 수 있다. 청결이란 병원체가 들어있는 똥, 오줌, 침, 콧물 등에 오염된 돈방 바닥, 돈방벽, 급이기 및 급수기 등에서 병원체를 일차적으로 제거하는 중요한 작업이다. 철저한 청결작업이 1차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
2차적인 대책은 영양적 보강이다. 돼지의 신체 에너지 결핍상태를 해소하는 작업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항스트레스, 항산화작용이 높은 비타민제를 보강한 사료섭취량을 늘려주고 생균소화제의 첨가도 유효하다.
더위로 인한 출하일령 지연은 돈군흐름을 불량케하여 혹서기 피해의 후유증을 지연시킬 수 있다. 한돈협회나 정부당국은 출하체중의 하향조정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홍수출하로 인한 돈가 하락을 막기 위해 돈육수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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