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신현덕]구제역 막는 최고 무기는 궁합 맞는 백신접종(1/8)
[양돈현장/신현덕]구제역 막는 최고 무기는 궁합 맞는 백신접종(1/8)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구제역 막는 최고 무기는 궁합 맞는 백신접종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구제역 대유행을 막고 경제적 피해를 줄이는 유효한 방법은 일찍 발견하고 얼른 불을 끄고 궁합이 잘 맞는(good matching) 백신을 접종하는 일이라는 것은 두루 아는 사실이다.
가축이 전염병에 발병하기 위한 요건을 보자. 첫째, 병원체가 있어야 한다. 둘째, 병원체에 잘 감염되는 성향, 즉 병원체에 감수성이 높은 가축이 있어야 한다. 셋째는 그 병원체가 그 감수성 가축으로 옮겨가는 길인 감염경로가 있으면 전염병이 성립된다.
1종 법정전염병인 구제역을 유발하는 구제역 바이러스가 현재 국내 축산현장에 존재한다. 구제역 바이러스에 돼지보다 더욱 감수성이 높은 소에서는 발병소식이 없는데 양돈장에서는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에 문제되는 바이러스는 돼지에만 친화성이 더 높은가? 아니면 소는 백신접종이 잘 되었고 방어하기에 충분한 항체역가를 갖고 있어서일까?
돼지는 소보다 더 많은 양의 바이러스가 체내로 침입해야 감염되지만 일단 감염되면 소보다 1천배나 많은 양의 바이러스를 배설하므로 방역 차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고 있다.
돼지 사육두수가 세 배 가량 더 많고 위탁사육, 출하, 분뇨처리, 사료수송 등에 관련하여 전파경로가 훨씬 많아서 그런가도 생각해 본다. 돼지들이 겪는 심리적, 신체적 스트레스 요인이 훨씬 많은 것도 면역형성을 저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의문도 품어본다.
또한 써코바이러스나 PRRS바이러스 같은 면역 억제성 질병에 상시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 구제역 백신접종 효과를 더욱 불량하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고능력 청정돈들의 후대들이 스트레스에 민감해 상대적으로 구제역 백신에 대한 면역형성율이 떨어지고 또 항병력이 낮은 것은 아닌지, 별별 생각이 다 든다. 백신을 접종했는데도 효과가 낮다는 대형 계열화농장들 이야기가 그런 의문을 갖게도 한다.
궁합이 맞는 백신항원을 선택하고 항체 형성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항원농도를 잘 결정해야 한다. 백신제조에서부터 가축에 접종하기 전까지의 적정 냉장유통체계를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건 국가기관, 유관 업체, 조합, 한돈협회 등의 일이다. 각 농장차원에서는 전문수의사들의 도움을 받아 농장 내에 어떤 돼지들이 감수성이 높은 상황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백신접종을 정확히 해 혹시라도 침입한 구제역 바이러스가 침투하여 감염시킬 대상을 제거하는 일이 백신접종 효과를 극대화 하는 방법이라고 본다.
모돈에게 정기적으로 접종해 높은 모체이행항체 수준을 보이는 농장과 접종이 안 된 농장에서의 자돈기 백신접종 일령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이럴 때 백신접종 프로그램은 농장을 방문하는 수의사의 지도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돈군별로 백신을 누락하거나 보강접종 시기를 놓치는 일은 바이러스 감염기회를 제공하는 빌미가 되고 비록 몇 마리 안 되는 돼지가 감염됐다 할지라도 엄청난 양의 바이러스를 증식시키고 배설해 농장을 오염시킨다면 감염두수는 더욱 확대되기 때문에 누락 없이 정확히 접종하는 일도 중요하고 증상을 보이는 돼지를 조기에 발견하고 소독을 강화하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백신을 맞은 돼지는 증상을 보이더라도 배설하는 바이러스량이 현저하게 적어지고 배설하는 기간도 짧아진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배설하는 바이러스량이 적고 배설기간도 짧아지면 다른 돼지를 감염시킬 기회도 줄어드는 것이니 의미가 큰 것이다. 백신을 맞은 돼지라도 대량으로 구제역 바이러스가 침입한다면 돌발성으로 발병할 수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100% 완벽한 구제역백신은 없다고 한다. 변이가 아주 잘 되는 RNA 바이러스로 만든 백신이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 문제를 유발하고 있는 바이러스와 백신에 함유된 항원과는 똑 같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인 것이다. 혈청형이 다르면 교차면역도 일어나지 않고 아형간에도 교차면역이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구제역백신의 효과가 완벽하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차단방역과 소독이 구제역 예방을 위해 절대적으로 중요한 일이 된다. 발병위험기에는 농장으로 향하는 모든 차량, 사람, 기자재, 돼지, 야생동물의 출입횟수를 줄이고 철저하게 소독해야 한다. 심지어 바람속의 먼지까지도 관리해야 한다. 돈사 내외부는 물론 지붕까지도 정기적으로 유효한 소독약을 살포한다. 돈사 간 돼지를 이동할 때에는 바람이 덜 부는 온화한 날씨를 택해서 하고 이동 전후로 소독을 실시한다.
날짐승이나 들짐승이 돈사내부나 돈분장 근처에 얼씬 거리지 못하도록 미리 대책을 세우는 것도 바람직하다. 방역당국에서 지역별 발병 상황이나 돈군 감염 상황을 더욱 신속하고 세밀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어느 농장에서 몇 두가 증상을 보였다라는 정보보다는 감염농장의 소속단체, 사료회사, 돼지의 성장단계, 백신접종여부와 시기까지 알려주는 것이 타 지역의 방역대책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구제역백신은 오일백신의 특성상 일부 돼지의 주사 부위에 혹이 난 것처럼 육아종을 형성할 수 있다. 주사부위가 오염되었거나 주사침이 거친 경우에는 세균감염에 의한 농양이 생기기도 한다. 접종 전에 체온정도로 데워서 위생적으로 접종하면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농양형성을 이유로 백신접종을 꺼린다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고 본다. 구제역, 돈열 청정화가 국내 양돈산업의 활로(活路)라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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