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신현덕]겨울철 돼지 전염병 촉발 원인을 제거하자!(12/4)
[양돈현장/신현덕]겨울철 돼지 전염병 촉발 원인을 제거하자!(12/4)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겨울철 돼지 전염병 촉발 원인을 제거하자!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한국의 겨울 환경조건을 한마디로 들자면 저온, 건조, 북서풍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PRRS, PED, 인플루엔자를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오래 생존할 수 있고 입이나 코를 비롯한 점막 부위는 쉽게 말라 병원체가 감염되기도 쉽다. 고도로 개량된 돼지는 털도 적고 등지방도 얇아서 돈사의 단열상태가 불량한 농장에서는 돼지들이 엄청난 에너지 손실로 고생하기 쉽다.
또한 돈사 내 온도유지가 어려워 환기량을 극도로 제한하는 농장은 공기 내 병원체수가 급증하게 된다. 병원체 부하(pathogen load)가 걸리는 상황인 것이다. 축축하고 퀴퀴한 잠자리가 더해지면 더 이상 나쁘기 어려운 환경이 된다.
겨울철에 다발하는 돼지 전염병은 매우 많다. PRRS, 써코, 인플루엔자, PED, 로타같은 바이러스성이 있고 유행성폐렴, 파스튜렐라폐렴, 흉막폐렴, 글래서병, 뇌막염, 부종병 등의 병을 유발하는 세균성도 있다. 추우면 증상이 심해지는 옴이나 톱밥돈사에서 더욱 문제가 심한 회충, 폐충 등의 기생충성도 있다. 전염병은 앞서 말한 각종 병원체와, 질병 감수성이 높은 돼지, 병원체가 전파되는 경로가 공존할 때 발생한다.
여기서 한국의 겨울철은 병원체가 환경조건에서 오래 살아남고 숙주인 돼지는 각종 스트레스로 질병 감수성이 높아지고, 감염경로가 뻥 뚫리는 여건이 쉽게 조성되기 때문에 전염병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겨울철에 전염병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음 원인들이 내 농장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제거해나가자.
첫째, 찬바람, 샛바람, 높은 공기 유속은 단열불량을 의미하고 돼지로부터 많은 에너지를 빼앗아 간다. 당연히 면역력이 저하된다.
둘째, 축축한 시멘트 바닥, 피트/스크레파의 하부로 부터 찬 공기에 노출돼도 에너지결핍과 면역력 저하를 초래한다.
셋째, 산소 부족, 과도한 일산화탄소 및 이산화탄소 농도는 환기량이 부족한 것이고 열풍기를 가동하는 경우 산소부족과 점막건조에 유의해야 한다.
넷째, 암모니아, 황화수소 등 유해가스 농도가 높다면 분뇨청소가 불량하고 환기도 잘 안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비강 내 섬모운동을 억제하여 병원체침입이 쉬워진다.
다섯째, 돈사 내 먼지가 많으면 호흡기도로 병원체 침입이 증가한다. 면적당 사육두수가 너무 적거나 과환기가 되는 경우에 볼 수 있다.
여섯째, 상대습도 40% 이하로 건조하면 구강, 비강, 안구 점막이 쉽게 말라 자연면역 기능이 저하되므로 병원체 감염이 용이해진다. 예를 들면, 비강점액이 말라붙으면 공기 중 먼지에 붙어있던 병원체를 포착하지 못하므로 하부기도까지 병원체가 직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곱째, 한 돈방 사육두수가 너무 많으면 돼지들이 겪는 사회적 서열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중대하다는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돼지는 한 돈방 두수가 23두를 넘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복합호흡기증후군으로 사고돈이 많은 농장은 자돈사에서 육성사로 옮길 때 돈방 단위로 그대로 옮기면 사고율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여덟째, 돈사 내 온도일교차가 4도 이상나면, 돼지 신체의 항상성 유지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항체를 형성하는 체액성 면역기능의 저하를 초래한다고 한다. 7도 이상나면 호흡기 질병이 급증한다.
아홉째, 돈사 간 체감온도 격차를 최소로 관리한다. 돼지가 성장하면서 돈사를 옮길 때마다 이동 전후 체감온도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오히려 전입온 돈사에서 느끼는 온도가 이전 전출돈사보다 다만 1도라도 높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이다. 두당 사육공간은 넓어지는데 온도마저 낮다면 체감온도 저하는 극심하게 된다. 특히 자돈사에서 육성사로 옮길 때 온도격차가 큰 농장이 많다. 눈보라, 비바람이 치는 날에 굳이 돼지를 노천에서 보온이 확보되지 않은 돈사로 옮기는 것은 질병 촉발의 결정적 원인이 된다.
열째, 뭐니 뭐니 해도 올인/올아웃 사육방식이 가장 중요하다. 한 동 크기가 최대 300두 이하로 설계된 농장에서는 환경 조절도 쉽고, 전염병 통제도 유리하다.
열한째, 올아웃 후 빈 돈사를 완벽하게 ‘수세-소독-건조-비우기 1주’가 되도록 하면 금상첨화이다.
열둘째, 올인/올아웃이 안되는 농장이 너무 많다. 일령차이가 크게 나는 돼지를 연속으로 수용하여 사육하는 방식은 전염병 전파의 고리를 이어주는 것이다. 연속사육 방식은 중장기적 차원에서 시설현대화를 꾀해야 하는 집중관리 포인트이다. 항생제 사용증가등 돈육위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열셋째, 관리자나 외부인을 경계하고 눈치 보는 돼지들은 병에 잘 걸린다. 절대로 돼지를 구타해서는 안 되고, 백신을 할 때도 애정을 갖고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해야 한다. 건강한 돼지는 관리자와 친화도가 좋아 빠른 시간 내에 달려들고 사료섭취량도 좋다.
열넷째, 충분한 사료섭취는 면역력 상승의 핵심이다. 급이기, 급수기 상태를 항상 최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양돈의 일일관리 항목이다.
돼지의 면역력을 올려주는 사양관리, 충분한 사료섭취와 편안한 휴식, 숨쉬기 좋게 맑은 공기를 제공하고,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시켜주면 겨울철 전염병 발병을 최소화하는 경제적인 방법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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