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25시/ 어떤 농장에 들렸더니!(2)(69호 10월16일)
양돈현장 25시/ 어떤 농장에 들렸더니!(2)(69호 10월16일)
  • by 양돈타임스
양돈현장 25시/ 어떤 농장에 들렸더니!(2)

김선경 교수부장 (도드람 양돈 연수원)

우리는 가끔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이런 질문이지요. 돼지는 왜 키우나? 여러 가지 답이 나올 수 있겠습니다만 가장 많은 답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그런데 어떤 농장에 들렸더니 거꾸로 하는 분이 많더군요. 농장에서 일하던 그대로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더러워진 신발과 작업복 그리고 씻지 않은 손으로 집에 들어가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입니다. 우리 모두 알고 있듯 가축과 사람간에는 인수공통전염병이라는 것도 있고, 아무리 깨끗이 한다해도 집보다 농장이 위생상태가 엉망일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농장의 그 많은 세균을 가지고 집안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가족의 건강에도 나쁩니다. 최신의 인수 공통 전염병 목록을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많습니다.
감기는 아주 오래 전 말로부터 왔고, 홍역은 개로부터, 에이스는 원숭이로부터 인간세상으로 왔습니다. 또한 뇌염은 돼지가 중간매개체이며, 살모넬라, 말라리아, 결핵 등의 세균들과 기생충도 인수 공통 질병중의 하나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돼지를 키우는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그 본질은 가족을 포함한 우리의 건강입니다. 돼지를 잘 키우기 위한 방역 체제와 더불어 가정의 방역도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모기에 물리지 않게 해야 하고, 뇌염 예방주사는 필수사항입니다. 농장에서 집으로 들어 갈 때 농장에서 착용했던 작업복과 신발 그리고 장갑 등은 집으로 들이지 않도록 해야하고, 될 수 있는 한 샤워를 하고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방역의 개념을 돼지에서 사람으로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생태학적으로 농장에서 일하는 우리는 돼지와 병원균을 서로 교환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인간과 가축은 같은 생활권에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우리 나라에서는 이 분야에 연구나 자료가 전무한 형편입니다만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우리 농장 근무하는 사람에게도 직업병이 있고, 취약한 환경에서 살고 있으며, 소화기, 호흡기, 피부 질환 등에 많이 노출되고있습니다. 몇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농장에서 신는 신발과 작업복을 집에 들여놓지 말아야 한다.
2. 돈사의 내부에 사무실이나 휴게실을 돈사 밖으로 옮겨야 한다. 돼지는 잠시 머물지만 사람은 몇 십 년 동안 유해 요인에 노출되기 때문에 돈사 안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3. 돈사 안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음식물 섭취를 금한다.
4. 집안과 밖의 소독과 방역을 철저히 해야한다.
5. 식사 전에 꼭 옷을 갈아입고 손을 씻어야 한다.
6. 일을 마치고 샤워를 한 후에 집으로 들어갈 수 있게 농장 샤워 실을 만든다.
7. 개나 애완 동물은 묶어서 키운다.
8. 작업복 전용 세탁기를 농장 샤워 실에 마련하여 가족들의 옷과 같이 세탁하지 않는다.
9. 정기적 건강 진단을 받는다.
10. 정기적으로 온 가족이 구충을 한다.
11.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해야하고, 파리가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외에도 항생제나 주사 제 등의 약품 취급 시 주의해야하고 농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사고에도 유의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고, 그것은 건강에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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