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포럼]2002년에는 희망을...(67호 9월25일)
[양돈포럼]2002년에는 희망을...(67호 9월25일)
  • by 양돈타임스
양돈 포럼/2002년에는 희망을...

이정찬 지부장(대한양돈협회 안성지부)

9월초 교배기록부를 정리하면서 『2001년 농사도 벌써 다 지었구나』하는 야릇한 느낌과 『내년 상반기까지의 농사도 다 결정된 것 아닌가?』라는 허탈감과 성급함이 교차하는 느낌이 들었다.
구제역 재발 방지를 위한 방역활동, 유난히도 길었던 무더위를 이겨내야 했던 지난여름과 바로 이어지는 돼지콜레라 예방접종 중단 부담과 양돈 불황의 조짐등 편치만은 않은 나날 속에 살고있다. 또한 양돈업도 전업화 내지 기업화 단계에 들어서 있는 만큼 안고 가야하는 위험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고 시시각각 밀려오는 국내외적인 심각한 요인들을 개개인이 극복해 내는데는 힘든 일이 너무 많다.
사회 구조적인 특성상 농업이 받아온 대접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의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타 축종에 비하여 양돈 농가들은 많은 외적 성장을 해 왔다. 모돈 100두 일괄 사육의 경우 년간 매출이 3∼4억에 이르니 수도작으로 보면 논 10∼15만평에서 생산되는 쌀값이다. 투자액을 산출해 보아도 그러하다. 모돈 1두당 3∼4백만 원의 시설투자가 따르는 그야말로 큰 사업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양돈인들은 스스로 그 돈의 주인 노릇을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양적 성장 위주의 경쟁심을 유발시킨 정책이나 일부 양돈 지도자들의 영향, 양돈인 스스로의 자긍심 부족 및 이기심에서 나온 결과라고 생각된다. 이제 스스로의 새로운 위상 정립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왔다. 내가 하고 있는 양돈업이 결코 아무나 할 수 없는 크고 기술적인 사업이 아니라는 자긍심과 함께 『업』을 지키고 발전 시켜 나가는데 자신은 얼마만큼의 역할을 분담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무감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하나의 구심점(협회)을 통한 정책 대안 제시, 홍보, 방향 설정, 자조금 조성등의 문제들을 풀어나가야 하는 방안이 현재로선 최선이라 생각된다. 양돈업계는 구체적인 현안 문제들이 대두될 때마다 늘 안타까운 일들이 많다. 아직 확고한 결론에는 도달하지 못하였지만 이번에 추진되고 있는 『돼지 콜레라 예방 접종 중단 계획』은 실행돼야 한다. 각자의 생각이 다르고 판단 기준에 분명한 차이가 있는 만큼 개성이나 시각을 무작정 바꾸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 목소리를 내는 토론과 화합, 단결이 필요하다고 본다. 돼지고기 자급도가 70∼80%이하로 떨어지면 우리의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이 우리가 끌려 다녀야 하는 것처럼 이웃 양돈장이 흥해야 우리 양돈장도 흥한다는 모순인 것 같은 진리를 우리는 안다. 소모적이고 치졸한 경쟁이 아닌 세계의 여러 나라들과 경쟁하는 우리의 힘을 결집시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돼지콜레라 예방 접종 중단과 관련해서 그에 따르는 위험 부담을 어떤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느냐는 농가와 정부가 함께 고민해야 할 일로 남아 있지만 물러설 수도 다가갈 수도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에 각계 각층의 합리적이고 타당성 있는 협의와 대책 수립을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뒷받침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택해야 한 일임에 분명하다. 현재 예상대로 돼지 가격은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헤매야 할 것인가? 가능한 한 모든 노력을 집중하여 돌파해 나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금으로선 적절한 대안의 모색 또한 어려운 형편임이 분명하지만 수년간의 돼지콜레라 근절 노력의 성과가 내년에는 대일 수출로 이어지는 쾌거를 이루어 2002년에는 희망을 가져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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