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감상]春夜別友人(춘야별우인) 벗을 보내는 봄밤(5/14)
[한시감상]春夜別友人(춘야별우인) 벗을 보내는 봄밤(5/14)
  • by 양돈타임스
[한시감상]春夜別友人(춘야별우인) 벗을 보내는 봄밤
陣子昻(진자앙, 661~702)

銀燭吐靑煙 金樽對綺筵(은촉토청연 금준대기연)
파란 연기 토하는 촛불, 귀한 술, 훌륭한 잔치
離堂思琴瑟 別路繞山川(리당사금슬 별로요산천)
지난 우정 떠오르나 이별 길이 산천을 감도네
明月隱高樹 長河沒曉天(명월은고수 장하몰효천)
달은 큰 나무에 가렸고 은하수 스러지는 새벽
悠悠洛陽道 此會在何年(유유낙양도 차회재하년)
낙양 길 아득한데 이런 만남 언제 다시 있으랴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옷깃을 스치는 것도 몇 만 겁의 인연이라는 불가의 가르침에서 보듯 만남 그 자체가 큰 사건이다. 만남이 그럴 진데 이별 역시 예삿일은 아니다. 더 나아가 다시 만나는 일, 재회(再會)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일까? 송별연은 길게 이어졌고 거하게 치르기 마련이었다. 촛불을 밝히고 좋은 술을 내어 마주한 자리에서는 우정을 나누던 지난 시절이 생각난다. 어느덧 달은 기울어 나뭇가지 사이로 숨었고, 은하수는 여명에 빛을 잃고 사그라진다. 석별의 정으로 하얗게 밤을 새워 버린 것이다. 다시 만날 기약이 없으니 갑갑할 노릇이다. 그 시절 이별은 죽음과도 같았다. *樽(준) ; 술통, 술 단지 *綺筵(기연) ; 아름다운 잔치 *琴瑟(금슬) ; 부부 간의 정, 여기서는 우정(友情). <한시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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