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감상]江村春景(강촌춘경) 강촌의 봄(5/7)
[한시감상]江村春景(강촌춘경) 강촌의 봄(5/7)
  • by 양돈타임스
[한시감상]江村春景(강촌춘경) 강촌의 봄
竹香(죽향, 19세기 초, 기생)

千絲萬縷柳垂門(천사만루류수문)
문 앞에 휘휘 늘어진 천만 가닥 버들가지
綠暗如煙不見村(록암여연불견촌)
연기처럼 푸르름이 짙어 마을을 가렸고
忽有牧童吹笛過(홀유목동취적과)
문득 목동이 피리 불며 지나가는데
一江煙雨自黃昏(일강연우자황혼)
온 강에 안개비 내리며 황혼이 짙어간다

상투적인 소재를 가지고 무척 평범하고 쉽게 쓴 시다. 그림으로 말하자면 예술성은 약간 떨어지지만 친근한 풍경을 서툰 솜씨로 그린 것과 비슷하다. 강가의 나지막한 언덕 위에 정자가 보인다. 정자 주변에는 물오른 버드나무 가지가 휘휘 늘어져 있다. 강을 끼고 난 오솔길은 마을로 이어졌는데 길 위에는 소를 타고 피리를 불며 지나가는 목동이 그려져 있다. 강 위로는 안개비가 자욱해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목동이 마을 쪽으로 가고 있으니 해가 저물어 집으로 돌아가는 황혼이다. 죽향은 19세기 초 평양기생이다. 그림을 잘 그렸다. 특히 그녀의 대나무 그림은 당대에 유명했다. 이 시도 그림의 여백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 *縷(루) ; 실처럼 가늘고 긴 것 *忽(홀) ; 갑자기, 돌연.
<한시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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