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감상]初春(초춘) 이른 봄(4/9)
[한시감상]初春(초춘) 이른 봄(4/9)
  • by 양돈타임스
初春(초춘) 이른 봄
李學逵(이학규, 1770~1835)

趙家園北土垣斜(조가원북토원사)
조 씨네 정원 북쪽, 토담이 무너진 곳
鎭日尋春蹋草芽(진일심춘답초아)
늘상 봄을 찾아 풀싹을 밟고 다녔지만
木筆紅梅都未見(목필홍매도미견)
개나리, 홍매화 모두 다 보이지 않는데
最先一樹杜鵑花(최선일수두견화)
가장 먼저 홀로 나온 한 떨기 진달래 꽃

개나리, 붉은 매화도 좋지만 우리나라에서 봄을 대표할 만한 꽃으로 진달래를 따라올 만한 것이 없다. 진달래는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데, 주로 야산의 북쪽 경사면에 군락을 이룬다. 춘궁기에 배곯는 사람들은 꽃을 한 움큼 따서 볼이 터져라 입에 미어 넣으면 어느 정도 허기를 면할 수 있었다. 소박한 모양새로나, 자라는 장소나, 더 나아가 굶는 이들의 허기를 면하게 해주는 것으로써 서민들과 무척 친숙한 꽃이다. 신동엽 시인은 “강산을 덮어 화창한 진달래는 피어나는데/ 그날이 오기까지는, 4월은 갈아엎는 달/ 그날이 오기까지는, 4월은 일어서는 달”이라고 진달래와 민중을 연결해 시를 읊었다. *垣(원) ; 낮은 담, 울타리
鎭日(진일) ; 평상시, 평일 *蹋(답) ; 밟다, 차다 =踐(천), =踶(제) *木筆(목필) ; 개나리, =辛夷花(신이화) *杜鵑花(두견화) ; 진달래꽃. <한시연구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