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감상]遣女兒(견여아) 딸에게 보내다(4/2)
[한시감상]遣女兒(견여아) 딸에게 보내다(4/2)
  • by 양돈타임스
遣女兒(견여아) 딸에게 보내다
丁若鏞(정약용, 1762~1836)

翩翩飛鳥 息我庭梅(편편비조 식아정매)
훨훨 나는 저 새가 우리 뜰 매화에 앉았다
有烈其芳 惠然其來(유열기방 혜연기래)
꽃향기가 짙어서 고맙게도 찾아 왔나보다
爰止爰棲 樂爾家室(원지원서 락이가실)
이제 머물러 살며 네 집안을 즐겁게 할 거야
華之旣榮 有賁其實(화지기영 유분기실)
꽃이 활짝 피었으니 그 열매 또한 풍성하리

다산 선생은 천주교와 관련됐다는 죄목으로 18년 동안 유배를 당했다. 딸의 결혼식에도 참석할 수 없었다. 딸이 결혼한 지 1년 후, 다산은 부인이 보내온 낡은 치마에 매조도(梅鳥圖)를 치고 이 시를 쓴 뒤 족자로 만들어 딸에게 보냈다. 이 시는 시경(詩經)에 나오는 두 편의 시를 인용했다. 상체(常棣)에 나오는 宜爾室家 樂爾妻帑(의이실가 락이처노), ‘집안을 화목케 하고 처자를 즐겁게 하라’는 뜻. 두 번째로 有賁其實 宜其家室(유분기실 의기가실) ‘주렁주렁 열매 맺어 시집살림 화목하겠네’는 도요(桃夭)라는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常棣는 형제간에 우애를 노래하고, 桃夭는 결혼을 축하하는 내용이다. 아버지 다산의 딸 사랑이 녹아 있는 시다. *爰(원) ; 이때에, 여기 *爾(이) ; 너 *華(화) ; 빛(나다), 꽃(피다) *賁(분) ; 크다. <한시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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