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감상]大風(대풍) 센 바람(3/12)
[한시감상]大風(대풍) 센 바람(3/12)
  • by 양돈타임스
[한시감상]大風(대풍) 센 바람
姜後奭(강후석, ?, 조선후기)

獨夜殘燈坐讀書(독야잔등좌독서)
깜박이는 등불 아래 홀로 앉아 책 읽는 밤
寒聲忽起打窓虛(한성홀기타창허)
창문을 두드리는 차가운 소리 갑작스러워
飛廉何事欺吾老(비렴하사기오로)
바람신은 어찌 이리 늙은 나를 업신여기나
偏入窮村捲草廬(편입궁촌권초려)
궁벽한 곳에 쳐들어와 초가집을 걷어가네

19세기말 미국 스탠다드사의 ‘솔표’와 영국 쉘사의 ‘조개표’ 석유가 들어오기 전까지 조명용 연료는 동물성 굳기름이나 식물성 기름을 썼다. 그을음이 많은 관솔도 사용했으나 독서용으로는 아니었다. 가난한 선비가 밤에 독서하는 것은 어쩌다 있는 사치에 속했다. 길고 긴 겨울 밤 한밤중에 깨어 잠은 안 오고, 그냥 뒤척이자니 너무 추워 큰 맘 먹고 일어나 앉아 등을 밝히고 책을 읽는다. 바람이 무척 거세다. 마치 초가지붕이 말려 날아갈 지경이다. 겨울 찬바람은 고관대작이 사는 고대광실(高臺廣室)에는 얼씬도 못하면서 이 궁벽한 곳 가난한 선비를 괴롭힌다. *忽(홀) ; 갑자기, 돌연 *飛廉(비렴) ; 바람의 신, =풍백(풍백), 은나라 말 장군, 우리말 ‘바람’과 비슷함 *窮村(궁촌) ; 가난한 마을, 외딴 마을 *草廬(초려) ; 초가집, 풀로 지붕을 인 오두막집. <한시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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