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감상]曉出東郭(효출동곽) 새벽에 동문을 나서며(2/12)
[한시감상]曉出東郭(효출동곽) 새벽에 동문을 나서며(2/12)
  • by 양돈타임스
[한시감상]曉出東郭(효출동곽) 새벽에 동문을 나서며
高時彦(고시언, 1671~1734)

曉尙依微(효장상의미)
이른 새벽 산봉우리 아직 희미한데
林風吹烈烈(림풍취열열)
숲에서 부는 바람 거세기만 하다
馬嘶臨寒流(마시림한류)
차가운 냇가에 이르자 말은 우짖고
殘星落如雪(잔성락여설)
하늘에 잔별은 눈처럼 흩날린다

먼 길을 가나보다. 겨울 해는 노루꼬리처럼 짧아서 저물기 전에 도착하려면 새벽 일찍 길을 나서야한다. 새벽이라지만 아직은 밤이나 마찬가지로 컴컴하다. 빙 둘러 보이는 산봉우리는 그저 어렴풋이 그 윤곽만 드러낸다. 성문을 나와 한 마장쯤 달려오니 숲에 다다랐다. 말을 타고 달리며 맞는 겨울바람이 얼얼하다. 어느덧 숲을 지나 개울가에 이르렀다. 말도 숨이 찬지 히이잉 하며 쉬어 가잔다. 반은 얼고 나머지 반은 살짝 살얼음이 낀 개울에 멈춰 말에게 물을 먹이며 하늘을 쳐다본다. 동쪽 하늘에는 어둑한 여명인데 서쪽은 아직 캄캄한 기가 그대로다. 새벽하늘에 잔별이 흩날리며 눈송이와 함께 나그네 어깨 위로 떨어진다. *郭(곽) ; 성곽, 둘레 *(장) ; 병풍처럼 험하게 연달아 있는 산봉우리 *嘶(시) ; 말이 울다, 새나 짐승이 애처롭게 울다. <한시연구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