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감상]因雪示衆(인설시중) 눈으로 대중을 가르침 (1/22)
[한시감상]因雪示衆(인설시중) 눈으로 대중을 가르침 (1/22)
  • by 양돈타임스
[한시감상]因雪示衆(인설시중) 눈으로 대중을 가르침
慧諶(혜심, 1178~1234)

大地變成銀世界(대지변성은세계)
온 땅이 하얗게 빛나는 은세계로 변했네
渾身住在水精宮(혼신주재수정궁)
온 몸이 차갑고 맑은 수정궁에 살고 있네
誰能久作華胥夢(수는구작화서몽)
그 누가 오래도록 꿈속에서 살 수 있으리
風撼琅玕日已中(풍감랑간일이중)
대숲에는 바람 불고 해는 이미 중천일세

밤새 쌓인 눈으로 온 땅이 새하얗다. 온갖 지저분한 티끌이 눈에 덮여 깨끗하게 빛나는 은세계가 됐다. 그대는 순백의 세계에서 순결한 마음을 지니게 되니, 온몸이 투명한 수정궁 그 자체가 된 듯 느낄 것이다. 그러나 꿈에서 깨어라! 바람이 불어 댓닢에 덮힌 눈을 털어낼 것이고, 해가 중천이니 땅 위에 쌓인 눈을 녹여버릴 것이다. 허깨비에 속지 말고 진면목을 보아라! 혜심스님이 눈을 빗대어 대중을 깨우친 시다. 화서몽(華胥夢)이란 열자(列子)에 나오는 고사다. 왕이 꿈속에서 계급이 없고, 욕심이 없는 사람들이 사는 화씨(華氏)나라에 다녀와 깨달음이 많았다는 것. 화서몽은 무욕(無慾) 무애(无涯)의 이상세계를 나타낸다. *撼(감) ; 흔들다 *琅玕(랑간) ; 옥으로 된 막대 즉 대나무, 랑은 문고리, 옥구슬 소리의 뜻도 있음. <한시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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