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감상]極寒(극한) 혹독한 추위 (1/8)
[한시감상]極寒(극한) 혹독한 추위 (1/8)
  • by 양돈타임스
[한시감상]極寒(극한) 혹독한 추위
朴趾源(박지원, 1737~1805)

北岳高戍削(북악고수삭)
북악산은 병사의 칼날처럼 삐쭉 솟았고
南山松黑色(남산송흑색)
남산위의 소나무는 거무죽죽 얼어붙었다
隼過林木肅(준과임목숙)
송골매 날아드니 숲속 나무들 해쓱한데
鶴鳴昊天碧(학명호천벽)
학 울음소리에 하늘이 온통 새파래졌다

극에 달한 추위, 극한은 과연 어떤 상태일까. 극지방은 영하 5~60도까지 내려간다는데 그것일까? 북악산의 서슬 퍼런 창칼이 남산 위의 소나무를 시퍼렇다 못해 새카맣게 얼어붙도록 만들었다. 파랗게 질린 숲 위로 송골매가 날아가니 모든 나무들이 겁을 먹고 움츠려든다. 북악의 총칼보다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송골매가 더 무섭다. 더 춥다. 백성들에게는 총칼이 추위고 가난이 더 무서운 추위다. 이때 먼 하늘에서 울리는 학의 울음소리, 그 소리에 하늘이 새로 열리며 악귀들이 무서워 달아난다. 새하얀 학은 신선(神仙)이나 선각자(先覺者)의 상징이다. 눈이 시리도록 하얀 학이 추위를 물리치는 궁극의 추위 즉 극한(極寒)이다. *戍(수) ; 국경을 지키는 일, 수자리 *削(삭) ; 깎다, 날카로운 칼날 *隼(준) ; 새매 *肅(숙) ; 엄숙하다, 정중하다 *昊天(호천) ; 하늘. <한시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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