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환칼럼]을(乙)은 갑(甲)보다 세다(1/4)
[김오환칼럼]을(乙)은 갑(甲)보다 세다(1/4)
  • by 양돈타임스
[김오환칼럼]을(乙)은 갑(甲)보다 세다
〈양돈타임스 대표〉

가치에 비중을 둬야 서로 윈-윈
그 경쟁력이 한돈산업 기반 다져

누구 말마따나 한국에서 이건희 삼성회장을 제외하고 모든 사람은 갑(甲)도 되지만 을(乙)도 된다. 세상사 모두가 서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은 을로 살아간다. 직장에서는 상사 눈치 봐야 하고, 나가서는 고객 비위를 맞춰야 한다. 그렇치 않고 목에 힘주고 뻣뻣하게 굴다간 ‘팽’당하기 십상이다.
갑과 을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권력 서열을 일컫는 말로 정착된 지 오래다. 갑에게 힘이 있는 것은 ‘돈’이 있기 때문이다. 을은 그 돈을, 정당한 방법으로 빼앗아(?) 와야 한다. 을은 별의별 수단을 동원, 갑을 설득시킨다. 갑을 설득하는데는, 을의 비굴한 태도도 아니고 뇌물도 아니다. 아마도 을의 ‘진정성’ 말하자면 같이 발전, 성공할 수 있다는 동지적 자세와 또는 갑에게 이익이나 가치를 창출해주는 거래가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사업적 측면 이외에서는 을의 성실 근면은 기본이고 지인지감(知人知鑑)도 도움이 될 것이다.
양돈에서의 갑을 관계는 농가와 사료, 종돈, 동물약품 등 관련 업체일 것이다. 농가는 갑이고 업체(관계자)는 을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 농가도 을이 되고 업체도 갑이 될 수 있다. 누가 갑이고 을이 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을의 역할과 기능이 갑의 ‘돈’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 갑의 수익을 을이 창출해주기 때문이다.
을이 갑에 접근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가격도 있고, 학연 등 관계도 있고, 농장(회사)의 생산성 제고도 있을 것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갑의 판단과 결정, 실행이다. 모든 갑은 ‘생산성 제고’ 가치부분에 비중을 두고 을의 제안을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렇게 움직이는 경우는 높지 않다. 일단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눈앞의 이익을 염두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이제 달라졌으면 한다. 농장(회사)의 가치(價値) 창출에 비중을 두고 을과 만났으면 한다.
물론 가치를 창출하는 농장(회사)으로 변하려면 1~2년 갖곤 안 된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꿔야 한다. 바꾸면 분명 달라질 것이다. 을과의 거래에서 가치에 비중을 둘 경우 농장(회사)도 발전하는 동시에, 을(乙) 역시 사양기술이나 서비스 등 전반적인 측면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이다. 그것이 농장(회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져 한돈산업의 기반은 더욱 튼튼해질 것이다. 이것이 갑과 을의 윈-윈이고 상생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을은 갑보다 ‘세다.’ 갑의 발전과 성장을 을이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을은 갑의 성장을 더디게 할 수도 있다.
새해, 정초다. 농가도 기업도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한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을’로서 노력을 다짐할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을 다시 하라고 새해가 있는 것 같다. 새해가 고맙고 감사하다. 농가, 업계 모든 을(乙)에게 새해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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