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환 칼럼]쌀도 살고 양돈도 사는 길(10/26)
[김오환 칼럼]쌀도 살고 양돈도 사는 길(10/26)
  • by 양돈타임스
[김오환 칼럼]쌀도 살고 양돈도 사는 길
〈양돈타임스 대표〉

농지 활용도 및 경쟁력 제고 모색
개방화 시대 양돈업이 가장 적합

수확의 계절, 가을이다. 농민의 맘에는 수확의 기쁨보다 한숨이 가득하다. 생산한 농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해서다. 대표적인 것이 쌀이다. 쌀 이야기만 하면 가슴이 찡하고 마음이 편치 않다. 농사를 천직으로 여기셨던 부모님의 노고가 떠오르고 그 쌀로 필자가 공부하고 결혼해서다. 쌀은 필자의 생명줄 이었다. 그런 쌀이 천덕꾸러기가 돼 수확의 기쁨보다 우울하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쌀 생산량이 37년만에 400만톤을 밑돌았지만 태풍도 없었고 날씨도 좋아 풍작(396만톤)이다. 반면 쌀 수요는 매년 줄고 있다. 10여년 전만해도 76.9kg였던 1인당 소비가 이제는 60kg 밑으로 떨어질 위기다. 그래서 쌀 재고는 매년 늘고 있고, 재고를 보관하는 비용만 하더라도 6천억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쌀 값 안정과 농가 소득지지를 위해 공공비축미 35만톤과 추가 격리 물량 37만톤 등 72만톤을 조기 매입키로 했다. 72만톤은 작년보다 7만톤이 많은 양이다.
정부의 고충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쌀에 종사하는 농업인구가 가장 많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농업 예산 역시 쌀 등 경종산업에 가장 많이 배정하고 있다. 반면 축산 등 다른 분야는 덜 지원받고 있다. 그렇다고 쌀 산업을 포기하자는 것은 아니다. 쌀과 다른 농업, 양돈업과 함께 농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봤으면 한다.
아시다시피 오늘날 양돈장은 갈 데가 없다. 신축은커녕 증축, 이전도 어렵다. 돈사 주변이 각종 법으로 묶여 있어 농가들의 애로가 만만치 않다. 또한 냄새 때문에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냄새 감소 및 제거 방법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수년 내에는 냄새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냄새로 인한 신증축 걱정은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농지법 국토관리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 절대농지가 아닌 농지에는 돈사 건립을 자유롭게 했으면 한다. 정부에서 산지에다 축사 건립을 검토하고 있으나 도로 전기 등 기반시설을 갖추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일반 농지보다 효용성이 낮다. 농지에다 돈사를 건립하면 분뇨를 액비화, 토양을 살릴 수 있고 통풍도 원활해 방역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양돈업은 쌀보다 생산액이 많다. 이는 그만큼 수지가 맞고, 개방화시대 경쟁력이 있고, 앞으로도 성장할 가치가 높은 산업이란 것을 방증하고 있다. 또한 농업 가운데 4차산업이다. 날이 갈수록 사육과정부터 출하까지 자동화 전산화 첨단화되고 있다. 양돈업을 더욱 육성, 지원할 이유가 여기 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일반 농지에 대한 양돈업 신규 진입과 규모 확장을 쉽게 해야 한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고는 쌀 값 안정은 물론 양돈업 경쟁력 제고를 기대할 수 없다. 또한 ‘양돈 복지’도 실현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농축산업 정책은 변화하고 있다. 증산에서 안전성, 위생, 가격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도 변해야 한다. 그래야 만이 한국 농축산업이 살 수 있다. 정책 당국자들의 발상의 전환을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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