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환 칼럼]양돈 평판이 달라지고 있다(7/20)
[김오환 칼럼]양돈 평판이 달라지고 있다(7/20)
  • by 양돈타임스
[김오환 칼럼]양돈 평판이 달라지고 있다

〈양돈타임스 대표〉

‘농민’이라는 시각서 벗어나고 있어
냄새 해결치 못하면 미래 장담 못해

요즘 같은 세상에는 평판(評判)이 중요하다. 아니, 무섭다. 평판에 따라 개인은 물론 기업의 운명까지 좌우하고 있어서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 그 평판의 속도는 순식간에 퍼지고 내용이 더해지고 덜해지면서 사안은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그럼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고 내리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 같다.
평(評)자를 풀어보면 재미있다. 말(言)을 다스린다(平)는 뜻을 가지고 있다. 말하자면 좋게 말할 수 있고, 나쁘게 말할 수 있다는 의미다. 대다수 평(評)은 없는(권력이나 부, 인기 등) 사람보다 있는 사람에 대해 이뤄지고 있다. 하마평(下馬評)에서 알 수 있다. 말을 모는 마꾼들이 말을 세워놓고 우리 주인은 이러니저러니 하면서 평한다는 유래에서 시작된 것을 보면 그렇다. 또한 평(評)은 사람을 해(害)하는 무기이기도 하다. 십수소지(十手所指) 무병이사(無病而死)라. 열 손가락이 가르치면 아프지 않고 죽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평은 무섭다.
양돈으로 돌아오자. 최근 자조금 관리위가 한돈인 전국 9개 도별 간담회를 가졌다. 여기서 많이 건의된 내용 중의 하나가 한돈산업 ‘이미지 제고’였다는 것이다. 이미지는, 앞서 말한 주위의 평이다. 특히 농가들 스스로 업(業) 이미지를 제기한 것은 주위의 평이 좋은 방향은 아니다, 한돈에 대한 이미지가 한계에 임박하고 있다는 고백이나 다름없다.
농가들이 가장 우려한 이미지는 양돈장 냄새다. 냄새는 주위에게도 폐를 끼치지만 돼지 생산성도 떨어뜨리고 있어 평판의 최대 적이다. 7월 13일자 칼럼(양돈장 냄새 줄이는 지름길)에서도 밝혔지만 냄새를 줄이지 않고는 양돈업이 설 땅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주위에서 계속 양돈에 대한 평(나쁜)이 그치지 않을 것으로 확실하기 때문이다.
양돈장 냄새는 국가, 지자체, 조합, 단체가 도와줄 수 있을지언정 해결해줄 수는 없다. 양돈농가 스스로 풀어야 할 문제다. 양돈업을 계속 영위하려면 과감한 투자와 노력으로 냄새를 줄여야 한다. 그렇치 않다면 매각 또는 임대를 통해 정리했으면 한다. 냄새 많이 나는 한둘 농장 때문에 양돈업 전체 평판이 달라지고 있어서다. 정부 역시 무조건 냄새 난다고 규제, 비난만 할 게 아니라 냄새 기준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제 주위의 양돈업(농가) 평판은 ‘농민’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고 있다. ‘나보다 잘 살고 있고 돈도 많이 벌고 있다.’ ‘돼지고기가 부족하면 수입해서 먹으면 된다.’ ‘수입 돈육도 한돈과 큰 차이 없다. 냄새 때문에 우리만 피해보고 있다.’ 이런 식으로 양돈에 대한 평은 달라지고 있다. 분명한 점은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 점점 강하고 빠르게 양돈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양돈농가들의 건투를 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