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환칼럼]양돈장 냄새 줄이는 지름길(7/13)
[김오환칼럼]양돈장 냄새 줄이는 지름길(7/13)
  • by 양돈타임스
[김오환칼럼]양돈장 냄새 줄이는 지름길
〈양돈타임스 대표〉

분뇨 썩지 않게, 출하 때 청소를
가이드 없어 혼란…정책 수립 시급

고속도로나 차(車)전용도로는 거주지, 아파트보다 먼저 개통된다. 아파트가 있는데 도로가 나는 경우는 드물다. 주민들이 소음을 이유로 강력 반대해서다. 도로 입장에서 보면 아파트는 굴러들어온 ‘돌’이다. 그 ‘돌’들은 끊임없는 민원 제기와 선거 때 표(票)를 무기로 정부와 지자체 등 기관에 압박한다. 이에 기관은 아파트 주변 고속도로에 ‘방음벽’을 설치, ‘돌’들의 불만과 고통을 덜어주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양돈장도 새로 개통된 고속도로 ‘운명’과 같다. 양돈장 역시 신규 아파트가 들어서기 훨씬 전부터 있었다. 돈사 주변은 허허벌판이었고 차를 타고 가야 집을 볼 수 있었다. 그러던 것이 여기저기 아파트가 세워지면서 되레 양돈장을 둘러쌓고 있다. 처음엔 가만있더니 ‘돌’들은 민원을 제기했다. 양돈장 냄새 때문에 창문 못 열어 놓는다고. 고속도로를 폐쇄하거나 옮길 수 없는 것처럼 양돈장 역시 그렇다.
정부기관이 고속도로 주변에 방음벽을 설치, 소음을 줄여준 것처럼 양돈장 주변 아파트도 그렇게 해주면 좋으련만 지원은커녕 오히려 각종 규제로 양돈장을 내몰고 있는 처지다. 더구나 양돈업 특성을 이해, 받아주는 여론보다 비판적인 분위기가 강해 농가들 입장으로는 사면초가다. 이제 양돈장 냄새는 농가가 풀어야 하는 문제가 돼버렸다.
우선 농장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주문한다. 출하 때마다 바닥을 청소할 수 없다하더라도 일년에 몇 번은 돈을 들여서라도 바닥까지 깨끗하게 청소했으면 한다. 분뇨를 저장하기 전에 고액분리기를 거쳐 저장, 냄새를 줄이는 게 좋다. 저장소를 외부에 두지 말고 밀폐형으로하고, 슬러지 피트를 낮게 유지하고 특히 분뇨가 썩지 않도록 관리했으면 한다.
퇴비 제조 시 수분조절제를 넉넉히 사용하고 비닐로 덮을 경우 하루에 1~2번은 뒤집어 줬으면 한다. 될 수 있으면 돼지에게 잔반 급여를 자제하는 한편 고압세척기를 구입, 가끔 청소해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천연효소탈취제, 미생물제제, 사료첨가제 등을 이용해 냄새를 줄이는 것도 바람직하다.
무엇보다도 냄새(악취) 관련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 제대로 된 지침이나 가이드가 없어서다. 계절적 및 돈사 형태에 따른 냄새 기준이 설정돼야 하고, 악취저감제에 대한 등록기준을 설정해야 할 것이다. 지자체에서 악취저감제를 농가에 지원하려 해도 저감제가 사료첨가제 또는 동물약품 기타 제제로 등록돼 있어 농가에게 지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분뇨 자원화 관련 보조금을 확대, 냄새를 줄이도록 유도하는 한편 악취등급제를 도입해 잘하는 농가에 인센티브를, 못하는 농가에게는 페널티를 부과하는 것도 검토했으면 한다. 또한 악취 관련 전문가를 양성, 농가 교육 및 지도를 통해 냄새를 줄이길 당부한다. ‘냄새와의 전쟁’을 벌일 한여름에 들어섰다. 농가들의 건투를 빌고 정부 당국자들의 관심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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