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환칼럼]세 번째, 돈 버는 이야기(6/15)
[김오환칼럼]세 번째, 돈 버는 이야기(6/15)
  • by 양돈타임스
[김오환칼럼]세 번째, 돈 버는 이야기

〈양돈타임스 대표〉

‘규모의 경제’ 사실상 어려워
규제 완화 통해 수익 안정을

돼지 키워서 돈 버는 이야기, 세 번째다. 양돈이란 직업에서 ‘사명감’을 가지는 농가도 있겠지만 십중팔구 먹고 사는 ‘경제적’ 관점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다. 특히 양돈이라는 직업이 직장인처럼 매달 지급되는 월급이 있는 게 아니라 그 시기의 돼지 값, 농가의 노력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기 때문에 돈 버는 주제는 자연스럽고,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 26일 통계청은 16년 축산물 생산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비육돈 한 마리 출하 시 8만1천699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규모에 따라 최고 4배 차이 났다. 1천두 미만의 돼지를 키우는 농가가 돼지를 출하할 때 2만4천원의 수익을 올린 반면 3천두 이상은 9만7천384원으로 4배나 더 많다.
이 같은 불합리성을 ‘규모의 경제’ 차원에서 논박하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규모의 경제’를 누가 막느냐 또는 막고 있느냐 라는 차원에서 접근하면 관점은 달라진다. 농가 스스로 1천두 이하에서 ‘대충 양돈하겠다’하면 어쩔 수 없지만 사육 규모를 늘려서 양돈을 천직으로 삼고 싶은데 절차상 어렵다면 또는 막고 있다면 누가 책임져야 하느냐 점이다.
아시다시피 양돈업 최대 현안은 ‘가격’이 아니라 ‘무허가 돈사 적법화’와 양돈 ‘허가제’이다. 오늘날 양돈장 허가 받기란 하늘에서 별 따기나 마찬가지다. 기존 농가가 돈사를 개축해서 늘리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지만 신축이나 신규 진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농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지자체 관계자도 이에 동의하는 실정이다.
이런 여건에서 1천두 이하 농가들이 돼지 키워서 돈 버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밀사(密飼)는 어쩔 수 없고, 사양관리도 제대로 안 돼 생산성은 향상되기 힘들다. 또한 질병관리에도 손이 덜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악순환(생산성 저조→수익 악화→투자 저조→생산성 개선 미흡)만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알고도 정부가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소중규모 양돈농가들이 생산성 제고를 통해 돈을 더 벌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방안은 ‘축(돈)사에 대한 특별법’ 밖에 없다. 당국은 법에 맞게 하면 허가 해준다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돈과 시간, 양돈 관련 지식이 많은 대규모 농가도 허가 받기가 버거운데 소중규모 농가에겐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양돈업 최대 현안은 구제역도 아니고 FTA도 아니다. 각종 규제다. 냄새 등 환경으로 문제 삼고, 돈사(허가) 등 법으로 제제하고 있다. 이에 소중규모 농가는 물론 대군농가도 수익을 올리는데 한계가 있다. 해답은 규제 완화다. 그것도 경쟁력의 시발점인 돈사에서 시작돼야 한다. 당국자의 발상의 전환을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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