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환칼럼]돈을 벌지 못하는 농가에게(5/25)
[김오환칼럼]돈을 벌지 못하는 농가에게(5/25)
  • by 양돈타임스
[김오환칼럼]돈을 벌지 못하는 농가에게
〈양돈타임스 대표〉

농장의 문제점 정확하게 진단을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걸 바꾸길

대학 졸업 후 취업이 안 돼 자리를 찾고 있을 때였다. 그 때 신문 기사 중 가장 맘 아픈(?) 기사는 ‘경기가 좋아 매달 실업률이 줄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필자의 일자리는 없으니 모친 뵙기도, 친인척 친구 만나기도 부담스러웠다. 그렇다. 주변 경기는 좋은데 나만 좋지 않다면 자존심도 상하고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나아가 자신감마저 약해진다.
어쩌면 최근 한돈 상황에서 생산성이 낮은 농가 입장이 그럴지도 모른다. 돼지 값은 연일 콧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자신 농장만 출하할 돼지는 많지 않고, 돈 버는 것이 시원찮으면 ‘호시절에 우리 농장은 뭐나’하고 한숨을 깊게 쉴 것이다. 돼지만 잘 키우면 떼돈을 벌 수 있는데도 그렇치 못하고 있으니 답답한 심정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런데도 그런 착착함, 심난함마저 없다면 양돈을 포기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런 욕심, 부끄러움이 없으면 생산성 제고는커녕 되레 방역 소홀로 이웃 농가에 피해를 줄 수 있어서다. 그러나 양돈을 천직으로 여기고 양돈을 통해 돈을 벌고 싶다면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걸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바꾸면 된다.
우선, 그런 농장들은 우리가 몸이 아프면 의사에게 진단을 받듯이 컨설턴트에게 농장 상태에 대해 정확하고 면밀한 분석을 통해 무엇이 문제인지 찾아내야 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농장주는 농장 상태를 있는 그대로 가감없이 설명하고 보여주는 것이다. 여유가 된다면 다른 컨설턴트에게 의뢰, 농장 문제점의 공통분모를 알아냈으면 한다. 아마도 컨설턴트는 농장의 거창한 문제보다 세세한 부분이나 알면서도 시행하고 있지 않은 사소한 것 등을 지적할 것이다.
또 하나가 농장주들의 양돈 자세다. 생산성이 낮으면 낮은대로 높으면 높은대로 끊임없이 관찰하고 분석하면서 하나씩 개선해가는 것이다. 자돈이 약하면 왜 자돈이 약하게 태어난지, 또한 왜 일찍 죽는지, 무엇 때문에 질병에 걸리는지 등을 지켜보면서 그 이유를 찾아내는 집념, 장인정신을 가졌으면 한다.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리고 갖출 것은 갖추는 경영자세도 필요하다. 아울러 양돈관련 신문 잡지 서적 등을 꾸준히 읽길 당부한다.
돼지를 잘 키우는 농가들은 양돈만큼 좋은 사업이 대한민국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그렇다. 지난 3~4년간 꽃시절이었다. 앞으로도 그렇다. 한돈 가격이 8월까지 5천원대를 갈 것이라고 농촌경제연구원은 전망했다. 필자 역시 올해도 ‘가을 불황’을 넘길 것 같다. 이런 ‘물반 고기반’ 시장을 그냥 지나치긴 그렇다.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 하나가 바윗돌에 구멍을 내듯이 끈기와 집념으로 생산성을 제고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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