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환칼럼]열심히 할 것인가? 제대로 할 것인가?(3/2)
[김오환칼럼]열심히 할 것인가? 제대로 할 것인가?(3/2)
  • by 양돈타임스
[김오환칼럼]열심히 할 것인가? 제대로 할 것인가?

〈양돈타임스 대표〉

밀사, 생산성 저하 주요인
사양관리 준수 통해 성적 제고

지난해 세상을 떠난 신영복 선생(성공회대 교수)은 우리 시대의 진정한 스승이셨다. 여러 각도의 몸가짐에서 스승이란 칭호를 듣고 말하고 있지만, 필자는 선생의 ‘인간사랑’ 정신면에서 스승이라 부른다. 선생은 대학을 졸업하고 육군사관학교 교관하다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구속, 사형선고 받는다. 이때가 28세. 무기징역으로 감형을 거쳐 1988년 20년만에 가석방됐다.
‘학교에서 20년, 또 다른 학교(교도소)에서 20년 생활’한 선생은 교도소에서의 아픈 경험을 책으로 펴냈다. 교도소에서 인내해야 할 것이 많지만 그 중에서 가장 참을 수 없고 인간에 대한 미움이 생길 때가 한여름 감방에서 취침 때였다는 것이다.
감방이 좁은데다 사람은 많지, 날씨마저 덥고 습한 상황에서 사람끼리 몸을 부딪치고 타인의 숨소리와 입김을 가까운 거리에서 맡으며 잘 때의 고통은 글로써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 재소자들이 참기 어렵고 심기마저 예민하고 날카로워 다툼이 가장 많고, 인간애(愛)를 상실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며칠 전 신문에서 미국 문화인류학자 ‘에드워드 홀’박사의 글을 소개했다. “인간의 가용면적이 1인당 8~10㎡(2.4~3평) 미만일 경우 사회적 육체적 병리현상이 배가 됐다. 1인 공간이 좁아지면서 프라이버시 침해 불안감으로 날카로워지고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사람 등 동물뿐만 아니라 나무 등 식물들도 생활하는 공간이 좁으면 잘 자라지 못한다. 그래서 잡목을 없애거나 가지치기, 속아내기 등으로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해 성장을 유도한다.
필자가 왜 이런 글을 길게 썼는지 독자께서 눈치 챘을 것이다. 돼지에서도 밀사(密飼)를 줄이기 위함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밀사와 관련, 칼럼을 통해 수차 썼지만 또 다시 쓰고 있는 것은 밀사가 만병의 근원으로 생산성 저하의 원인이며, 소득을 깎아 먹는 주범(主犯)이어서다.
사실상 밀사는 농장의 두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돈사 증축 및 신축을 통제하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밀사는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 해도 지나친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정부가 움직이지 않고(돈사 신증축 조건 완화)있는 여건에서 정부만 탓할 수 없고 정부 처분만 기다릴 수 없다. 결국 농가가 움직이어야 한다. 농가 스스로 밀사를 피해야 한다.
양돈은 생산성 게임이다. 가격이 가장 높을 때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가격이 폭락할 때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헌데 생산성은 밀사 정도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밀사해도 생산성이 괜찮으면 해도 괜찮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밀사하지 않으면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사실이다. 독자께 이 말을 전하고 싶다. “열심히 한다고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제대로 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제대로 열심히 하면 무조건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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