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느낀 만큼 보인다(30호 12월12일)
알고 느낀 만큼 보인다(30호 12월12일)
  • by 양돈타임스
화요칼럼
제목 : 알고 느낀 만큼 보인다
중간제목 : 양돈인은 돼지 전문가
시황에도 전문가되어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저자 유홍준 교수는 이 책 서문에서 어떻게 하면 미술에 대한 안
목을 갖출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고 대
답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기자는 고찰·박물관 등을 방문할 때면 주마간산(走馬看
山)식으로 지나쳤고 그렇게 후하게 평가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긍하는 한편, 문
화재 분야에 유 교수처럼 해박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잘 모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스
스로 위안하면서 읽어나갔다.
우리 양돈인들은 누가 뭐라해도 양돈업에 관한 한 전문가이다. 좋은 돼지와 생산성이 낮은
돼지를 구분할 줄 알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돼지를 잘 키울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
다. 또한 돼지의 눈만 봐도 돼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 동시에 돼지 울음소리만 들
어도 정확한 병명은 모를지언정 돼지에게 이상이 있다는 사실은 감지한다. 더욱이 돼지 분
뇨만 보고도 질병을 파악해 대응할 수 있는 탁월한 전문가이다.
하지만 돈가 전망에 대해선 무딘 양돈가들이 없지 않은 것 같다. 지난 3월 구제역 발생 후
분명 돼지 값이 약세를 형성할 것이라고 예상됐음에도 일부 사양가들이 입식을 늘린 사례를
볼 때 그런 기분을 지울 수 없다. 또한 이번 양돈불황에도 그랬다. 정확한 분석없이 「버티
기」 또는 전업(轉業)에 들어간 농가들이 눈에 띠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돈인들이 시세에 관해서도 전문가가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를 위해 우선 돼지
사양가들이 자돈·비육돈·번식돈 사료생산량, 도축두수, 돈육수입량 등 기초적인 통계아래
농장경영에 임해야 할 것이다. 특히 돼지고기 수입자유화시대 미국과 유럽의 돈가시세를 예
의주시, 수입량을 추정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밖에 양돈관련 잡지
와 신문, 교육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수집해 농장경영에 반영하는 동시에 국내외 경제동향
을 면밀히 관찰할 수 있는 혜안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방법이 돈육수출이 중단돼 양돈업이 불안한 요즘, 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인
지 모른다. 아니, 첩경이다. 유홍준 교수는 문화재에 대해 많이 아는 이유에 대해 『아무런
노력없이 획득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우리 양돈인들도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돼
지에 아는 것과 느낀 점이 많아 「길」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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