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가 주는 교훈(8월29일)
개구리가 주는 교훈(8월29일)
  • by 양돈타임즈
개구리가 주는 교훈

군대 시절 가장 기억 난 별미는 만세탕이다. 한 겨울 동면하고 있는 개구리를 매운탕으로 요리할 때 보면 사지를 쭉 뻗고 있는 개구리가 꼭 만세 부르고 있는 모습과 같아 만세탕이라 불렀다. 그 때 찬물을 담은 냄비에 넣고 온도에 가열할 경우 개구리는 서서히 죽지만 뜨거운 물에 갑자기 넣으면 곧 바로 죽는다. 여기서 아주 평범한 사실을 하나 배웠다. 감각의 무지는 화(禍)를 초래한다는 것을.
오늘날 양돈업이 불황 초입에 들어섰다고 대다수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음에도 감각적으로 무딘 부류 때문에 양돈업이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일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첫 번째 유형은 전 양돈업계가 모돈 10% 감축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나 홀로 규모 축소는커녕 오히려 늘리고 있는 일부 양돈가들이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이번 양돈불황이 예전처럼 3∼4개월 지나면 호황 시절로 복귀할 것으로 기대하고 버티기 작전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작금의 양돈업 상황에 대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지 못하고 구태의연하게 대처하려는 부류다. 또한 전시(展示)적 효과만 거두려는 유형도 이 부류에 속한다. 예를 들면 돈육소비홍보활동이 전과 다른 것이 거의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1회성 홍보 내지 시식회로 끝나는 것이 아쉽다는 이야기다. 돈육 소비자 반 이상(본보 조사시 62%)이 정육점에서 돈육을 구매하고 있음에도 정육업자를 대상으로 안·등심, 뒷다리 등 비인기 부위의 소비홍보가 이뤄져함에도 적극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만약 돈육요리책자와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안·등심을 선호하고 있는 내용을 정육업자의 교육을 통해 소비자에게 꾸준히 전달했다면 지금의 상황은 전개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돈가 안정을 사육두수 감축으로만 해결하려는 자도 배제될 수 없다. 이 같은 사고는 우리끼리 자급자족할 땐 통하지만 돼지고기 수입이 완전 개방된 상황에선 외국 양돈농가만 소득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양돈업계에 필요한 것은 발상의 전환이다. 개구리 마냥 물이 끓여질 때까지 기다리다 화(禍)를 당하지 말고 그 물이 따끈따끈할 때 뛰어나와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어쩌면 현재의 양돈업이 물 끓기 직전 상황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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