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원인 하루속히 밝혀야(6월15일자)
구제역원인 하루속히 밝혀야(6월15일자)
  • by 양돈타임즈
구제역 원인 하루속히 밝혀야 어디서 읽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지금도 그 대목은 생생하다.
의자에 관한 이야기다. 의자 주인은 의자에 앉기만 하면 의자 다리가 서로 맞지 않아 삐걱거리고 흔들거려 짜증이 몹시 났던지 하루는 톱으로 의자 다리를 똑같게 잘랐다. 그래도 예전과 마찬가지로 의자에 앉으면 편치 않았던 모양이다. 그는 자(尺)로 의자 다리를 정확하게 재서 다시 톱질했다. 그걸 수차례 한 결과 결국, 그 의자는 앉은뱅이가 돼 못쓰게 됐다. 그 뒤 주인은 의자 다리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바닥이 고르지 못한 걸 뒤늦게 알고 후회했다는 이야기다. 이것이 우리에게 시사해주고 있는 교훈은 문제의 근원(根源)을 명확하게 파악해 대응하라는 자세라 하겠다.
우리 축산업에서도 이를 게을리 함으로써 혼난 적이 있다. 98년 겨울에 터진 소 브루셀라 백신파동이 대표적이다. 원래 백신파동은 98년 5월 제주도 농업시험장에서 접종을 처음 시작, 소가 유산됐는데도 7월초까지 모르고 있다가 같은 달 중순에야 백신접종을 중단함으로써 피해가 확산돼 엄청난 손실을 입은 것이다.
또 하나가 국내에서의 구제역 발생이다. 이로 인해 돈육수출중단과 육류소비위축 등으로 국내 축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약 10조원 정도의 피해가 추정되고 있음에도 그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발병 초기 중국 황사 가능성이 높다, 중국에서 수입한 건초나 중국 여행을 했던 사람에게 구제역 바이러스가 묻어 들어온 것 아니냐 등이 제기됐지만 현재까지 명확한 원인은 감감 무소식이다.
구제역이 4월 16일 충남 홍성에서 마지막 발생한 후 이달 18일 현재 추가 발생치 않아 구제역 바이러스가 소멸됐다고 판단할지 모르지만 이는 금물이다. 구제역이 더 이상 발생치 않고 있는 것은 그 동안 관계 당국과 양축농가들의 철저한 방역 활동 덕분이다. 또한 기온이 상승하면서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고 완전 소멸하지 않은 채 잠복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를 추론케하고 있는 것은 대만에서도 3 - 4월 집중 발생하다 여름철에 발생치 않고 구제역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늦가을과 겨울에 재발한데 기인한다.
따라서 정부는 하루빨리 구제역 원인을 밝혀 양축가에게 대응책을 제시해야 한다. 방역과 백신접종만으로는 한계가 없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구제역 미발생국가라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의 인정을 받아 축산물 수출을 재개, 안정적인 축산업 기반을 지속해야 할 역사적 사명을 우리가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우리는 의자 다리를 자르는 우(愚)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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