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2027년에 MSY 32마리 달성할래요”(5/11)
[창간특집]“2027년에 MSY 32마리 달성할래요”(5/11)
  • by 양돈타임스
[창간특집]“2027년에 MSY 32마리 달성할래요”

경기 평택 경북종돈

양돈 종사 40년 넘어 ‘천직’
償 다수 수상 ‘장인’ 반열
질병으로 폐사하면서 기본 중시
8년간 모돈 통계화…종돈 생산
평균 2.5 산차…젊은 돈군 유지
밀사 금지와 청정한 환경이 비결
10년 후 세대교체로 2세가 주도
농장 시너지 제고 위해 ‘소통’ 강조
‘로컬 푸드’ 통해 산업 발전 유도를


양돈 세월로 치면 이미 불혹을 넘어 ‘하늘의 명을 알게 된다’는 지천명(50년, 知天命)을 바라보는 이희득 경북종돈 대표. 국내 양돈업계 산증인으로 한돈산업의 살아있는 역사로 통한다. 그가 역사가 되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과 희로애락의 스토리가 그의 머릿속에 담겨져 있다. 1976년부터 시작한 양돈 발자취를 더듬어 보면 2017년 이후 양돈 미래도 가늠해 볼 수 있다. 10년 후 2027년 한돈산업은 장밋빛 청사진일지, 잿빛 사진일지 그가 걸어온 길을 더듬어보면서 우리 한돈산업의 10년 후를 예측해봤다.
이희득 대표와 돼지와의 만남은 필연이었다. 1970년대 혈기왕성했던 20대였던 그는 운송 사업하다 우연히 돼지를 싣는다. 시장까지 운반하면서 문득 “돼지를 직접 키우면 얼마나 벌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경북종돈의 탄생 계기였다고 한다.
생각을 실행에 옮겨 지난 1976년 의정부 지역에 땅을 임대해 자돈 350두로 양돈업을 시작했다. 그 당시 인근 라면공장, 미군부대 잔반을 이용해 양돈장 운영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질병을 계기로 일부 돼지가 폐사하면서 농장 운영에 위기감을 느꼈다. 여기서 그는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을 세웠다. 바로 ‘기본’에 충실하자는 원칙이다.
이 원칙이 농장 운영의 원동력이자 지금의 경북종돈이 전국 최고의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된 것이다. 이후 1988년 서울과 대전의 중간 지점인 경기도 평택에 지금의 터에 뿌리를 내리면서 종돈업으로 전환했다. 이에 대해 “이전에 양돈장을 운영하면서 타 종돈장에서 종돈을 사오다보니 내 마음에 딱 들지 않아서 직접 종돈장을 운영하게 됐다”고 소회했다. 그러면서 “고향은 경북 의성이라 비록 평택에서 종돈장을 운영하지만 고향의 기운도 얻고 향수를 느끼기 위해 경북종돈이라 농장명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약 30년간 이 대표는 원칙을 고수하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지만 절대 뒤로는 가지 않은 결과 양돈장인(匠人)으로 거듭났다. 10년 전 2007년 종축개량협회에 우수외모 선정 종돈으로 수상했으며, 2011년에는 한별팜텍에서 MSY 25두를 인정받았다. 또한 양돈연구회에서 주관하는 번식성적 최우수 농장, 농협중앙회에서 주관하는 가축분뇨처리 우수처리 농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 96년부터 산자수 많은 모돈, 이유두수 많은 모돈, 유두가 많은 모돈 등 농가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해 주기 위해 종돈을 개량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입식한 모돈들의 교배 실적 및 모든 성적을 컴퓨터 프로그램에 착착 입력, 8년 동안의 방대한 통계를 근거로 종돈을 개량한 결과 경북종돈만의 특별한 종돈이 생산돼 농가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고 소회했다.
특히 경북종돈은 생산 성적이 월등히 뛰어나다. 카길애그리퓨리나가 8년째 진행 하고 있는 WSY(모돈두당 1년간 출하한 총 중량) 2천500kg을 매해 달성했으며, 8번 중 4번 최고 성적 농가로 선정돼 상을 받았다. 현재 MSY는 무려 27두로 양돈선진국이 남부럽지 않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비결에 대해 “특별한 기술이나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다. 생산성은 천천히 올라간다하더라도 기본에 충실한 사양관리를 통해 엉킨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면 어느 순간에 확 풀어져 버리듯이 나도 모르게 상위의 성적이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실 100마리 규모의 돈사에 100마리를 입식하면 100두를 출하할 수 있지만 130마리를 입식하면 실제 출하두수는 90마리에 불과하다”며 밀사 방지가 생산 성적 제고에 첩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농장 모돈들의 평균 산차를 2.5산차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비결이다”고 강조했다. 모돈들의 생산 성적은 5산 이후 급격하게 저하, 5산 이후의 모돈은 도태 시킨다는 것. 대신 많은 후보돈을 보유해 젊은 모돈이 많은 돈군을 구성하면서 생산 성적을 배가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청결한 환경 조성이 가능해야 건강한 자돈을 거쳐 튼튼한 비육돈으로 출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자란 돼지들은 각종 병에 시달리며, 품질 좋은 사료를 먹는다 해도 잘 크지 않는다는 것. 이에 따라 최근 돼지 사육 환경에 대한 투자도 실시, 지난 2012년에 최신식 네덜란드 채널 환기 중앙 집중 배기 방식으로 증축, 네덜란드의 돈사를 그대로 우리나라에 옮겨 놓은 것처럼 현재 돈사를 유지하고 있다.
10년 후 경북종돈의 생산성은 어디 쯤 도달할까 궁금했다. 이에 그는 “MSY를 30두까지 올려봤으면 한다. 30두 정도면 세계에서도 1% 성적이 아닐까”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향후 10년은 아들이 주도적으로 농장을 경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북종돈은 현재 농장에 근무 중인 아들과 함께 부자(父子) 농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15년 전부터 이정수 관리부장은 농장 일부터 시작, 후계자 수업을 이미 끝내고 농장 관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부장은 “지금 한돈산업에 2세 등 후계자 양성이 초미의 관심사에서 그런지 예전보다 2세들이 농장에 많이 보인다. 양돈 2세들의 1세대로써 최선을 다해 2세들의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농장에 근무 중인 2세들의 고충은 이미 겪었다. 특히 아버지와의 어떤 트러블이 발생하는지도 추측된다”며 “부자 농장이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소통이 제일 중요, 서로가 배려를 통해 이해하는 단계가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0년 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어떤 농장을 운영할지, 한돈산업은 어떤 방향으로 갈지 궁금해 물었다. 그는 “아버지의 목표가 MSY 30두지만, 나는 MSY 32두까지는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자신감의 비결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사양기술, 16년간의 농장 일을 하며 터득한 노하우, 그리고 사료 영양학 전공 등 이론도 겸비, 현재 27두에서 후퇴 없이 조금씩 조금씩 생산성이 올라간다면 10년 후 MSY 32두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미래 한돈산업에 대해 2세들의 빠른 정착 등 2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북종돈이 현재까지 700여 농장과 함께 인연을 맺어왔다. 이 농장들에 종돈을 분양하면서 폐업한 농장, 위탁농장은 변화된 농장 등 여건이 많이 바뀐 것을 보았지만 최근 2세가 물려 받은 농장, 2세와 함께 하는 농장이 많이 늘어나고, 이 농장들은 참 안정적이다”고 느꼈다 한다. 이에 따라 향후 10년간 한돈산업은 자연스럽게 1세와 2세의 세대교체가 진행되는 격변기로 10년 후는 2세들이 주도하는 산업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측했다.
마지막으로 이희득 대표는 “앞으로 농가들의 판로 확보를 위해서는 해당 지역에서 생산한 돼지고기가 해당 지역에서 대부분 소비될 수 있도록 ‘로컬 푸드’ 개념을 업계가 많이 홍보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10년 후를 넘어 백년대계를 꿈꾸는 지속 가능한 한돈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돈산업은 이미 규모화가 진전돼 규모화가 되지 않으면 경쟁할 수가 없다. 경쟁력이 있는 농가들의 규모 확대를 위해 정부의 규제 완화가 뒤따라줘야 한다”고 강조, 뼈 있는 한 마디를 끝으로 한돈산업의 10년 후에 대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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