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생산1]돼지 사육두수 현재와 큰 차이 없어(5/4)
[창간-생산1]돼지 사육두수 현재와 큰 차이 없어(5/4)
  • by 양돈타임스
10년 전과 10년 후의 한국 양돈산업
[창간특집-생산1]돼지 사육두수 현재와 큰 차이 없어

960만두, 1천80만두로 늘다
27년 1천100만마리로 정체
생산량, 소비 못 따라가 수입
도시화, 양돈 설 자리 위협
생산 기반 사수에 총력을

양돈산업의 가장 기본은 누가 뭐래도 돼지다. 양돈산업의 맨 처음 시작이자 산업 전체를 규정하는 것 역시 돼지다. 때문에 돼지 사육과 관련된 변화는 양돈산업 변화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지난 10년 양돈산업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 역시 돼지에서, 더 구체적으로는 돼지 사육규모에서 나타났다.
■돼지 사육 규모의 변화=우리 양돈산업의 지난 10년을 그 이전 시기와 비교할 때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돼지 사육규모의 정체다. 물론 전체 사육두수(12월 기준)는 지난 07년 960만6천마리에서 지난해 1천36만7천마리로 8% 증가했다. 그러나 돼지 사육두수가 그 이전 시기, 즉 지난 80년부터 90년 사이 154%(178만마리→453만마리), 90년부터 2000년까지 81%(→821만마리)가 각각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최근 돼지 사육규모의 증가세는 둔화된 셈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전망 모형인 KASMO를 이용, 예측한 전망치를 보면 아마도 실제 돼지 사육두수의 정체 추세는 지속되고 더 심화될 것으로 짐작된다. 이 예측 자료를 보면 26년 연평균 돼지 사육두수는 1천100만마리로 올해 1천80만마리와 20만두 차이(1.8%)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120만두 증가한 과거 10년에 비해 향후 10년은 그 증가폭이 1/6 수준으로 감소하는 셈이다.
특히 모돈의 감소 추세는 더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사육두수 대비 모돈의 비율은 09년까지도 10%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던 것이 차츰 줄어 지난해 9.4%에 머물렀다. 우리보다 생산성이 월등히 높은 EU의 경우 이 비율이 8%대 초반에 불과하다. 향후 양돈 생산성이 더 향상되고 전체 돼지 사육두수의 변화폭이 미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돈두수는 오히려 지금보다 더 적을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돼지 사육규모 증가 추세가 둔화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 배경에는 점차 심화되는 도시화, 산업화를 빼놓을 수 없다. UN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도시화율(도시에 거주하는 인구 비율)은 지난 90년 73.8%서 지난 15년 82.5%로 높아졌다. 이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도시화는 특히 일반 농업에 비해 양돈 등 축산업의 기반을 더 위축시킬 수 있다. 바로 냄새 문제 때문이다.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축산관련 악취 민원은 지난 05년 4천302건서 13년 9천914건으로 연 15% 씩 늘고 있다. 최근 양돈 사육기반을 가장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사육거리제한도 이 때문이다.
■사육 규모와 자급률=문제는 이처럼 더 이상 늘기 어려운 향후 양돈 생산 규모로 늘어나는 돼지고기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가이다. 농경연의 전망치를 보면 돼지고기 생산량은 오는 26년 92만9천톤으로 올해 89만5천톤에 비해 3.8% 가량 늘 것으로 추산됐다. 그런데 소비량은 올해 118만3천톤에서 127만톤으로 7.4% 증가, 생산량과 소비량 차이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 전망치를 기반으로 추측해보면 소비량에 비해 한돈 생산량은 현재도 28만7천여톤 가량 부족한데 오는 26년엔 34만1천톤으로 더 늘 것이란 얘기다.
이에 생산량과 소비량의 차이만큼 수입되는 것을 가정하면 수입량 증가 속도가 생산량 증가 속도를 앞지르게 된다. 이경우 우리가 목표로 하는 돼지고기 자급률 80%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구나 국내 돼지 사육규모 제한 요인들은 날로 늘고 있는 반면 FTA가 이행되면서 수입량 증가를 부추길 수 있는 조건은 더 강화되고 있다. 국내 수입 돈육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미국과 EU와의 FTA가 11~12년 발효를 시작해 미국산은 지난해부터, EU산은 오는 20년이면 무관세로 들어온다. 또 현재 주요 수출국 중 하나인 캐나다도 15년부터 FTA 발효가 시작돼 관세 철폐는 시간문제다. 15년과 16년 국내 돼지 출하물량은 사상 최대수준이었지만 동시에 돼지고기 수입량은 36만톤, 32만톤으로 수입량 역시 11년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양돈시장에 수입육들이 치고 들어올 틈은 점차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주춤한 돼지 사육두수 증가세와 이를 더 부추기는 갖가지 사육기반 위협 요인들은 그 틈을 더 넓히도록 돕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 양돈산업은 지난 07년 양돈생산액 3조3천억원서 지난 16년 6조8천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농업 가운데 생산액 규모 1위로 올라섰다. 돼지고기 소비가 늘었고 또 이를 공급할 수 있는 양돈산업 생산 기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때문에 양돈산업의 향후 위상을 앞으로도 지켜나갈 수 있느냐는 한돈 생산기반을 얼마나 더 지키느냐 그래서 수입육이 들어오는 그 틈을 얼마나 잘 막아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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