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돈육시장]온라인 시장으로의 이동 가속화(5/4)
[창간-돈육시장]온라인 시장으로의 이동 가속화(5/4)
  • by 양돈타임스
10년 전과 10년 후의 한국 양돈산업
[창간특집-돈육시장]온라인 시장으로의 이동 가속화

13년 이후 소비 증가량 수입육이 차지
향후에도 생산보다 수입량 더 늘 전망
고품질 안전한 한돈으로 소비자 잡아야
유통단계 간소화로 가격 경쟁력 높여야
실속 중시하고 포장·배송 기술 발달로
신선도가 생명인 농축산물 구매도 활발

지난 10년 양돈산업에 있어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역시나 FTA를 통한 시장 개방이었다. FTA 추진 소식이 들리면서 양돈산업을 비롯한 축산업계는 FTA 추진 반대를 외치는 한편 피해 규모를 추정하고 어떻게 하면 생존할 수 있을지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대책을 강구했다. 3년 연속 고돈가라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여전히 FTA의 피해는 현재 진행형이다. 때문에 양돈시장에서 한돈의 몫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양돈시장과 FTA=지난 07년과 비교하면 그 사이 돼지 값은 무려 60% 올랐다.(탕박 ㎏당 2천870원→4천600원) 특히 14년부터 돼지 값은 4천741원, 15년 4천939원, 16년 4천600원으로 연평균 생산비 이상을 형성하며 탄탄대로였다. 동시에 출하물량도 1천600만두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양돈 생산액은 지난 15년 7조원에 육박하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동시에 돼지고기 수입량도 계속 증가해 시장을 키워왔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지난 07년 25만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돼지고기 수입량은 16년에는 32만톤으로 늘었으며 15~16년 2년 연속 30만톤대를 기록했다. 국내 돼지 출하물량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가운데서도 이처럼 수입량이 일정 수준 유지됐다는 점은 분명 이전과는 다른 점이다. 지난 11년과 12년 미국, EU와의 FTA가 발효되기 시작한 것과의 연관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지점이다.
그리고 단순히 수입이 많았다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돼지 값이 안정적 강세를 유지하기 이전, 그러니까 07~13년까지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은 9%(19.2㎏→20.9㎏) 가량 증가한데 비해 13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더 짧은 기간임에도 11.5% 늘었다. 돼지 값 강세는 이처럼 짧은 시간 증가한 돼지고기 소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동시에 이 기간 돼지고기 수입량이 크게 증가한 만큼 한돈이 빼앗긴 시장이 적지 않을 것이란 짐작을 가능케 한다.
얼마 전 발표된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농촌경제연구소의 한-EU FTA 이행 평가보고서를 보면 그 짐작은 확신으로 바뀌게 된다. 내용인즉슨 한-EU FTA로 인한 양돈분야의 피해가 5년간 2천억원에 달했으며 특히 11년 121억원에서 197억원, 272억원, 747억원, 698억원으로 FTA가 이행될수록 피해액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돼지 값이 4천900원대를 기록하고 생산액이 7조원에 육박했지만 이를 가능케 했던 돼지고기 소비 증가의 덕을 고스란히 한돈이 가져간 게 아니란 얘기다. 한-EU FTA의 피해가 이정도인데 미국 등 다른 나라와의 FTA까지 합치면 그 피해는 물론 더 많을 것이다.
이 같은 수입육의 득세는 자급률을 더 떨어뜨렸다. 지난해 돼지고기 생산량은 사상 최고 수준이었음에도 국내 돼지고기 자급률은 72% 대로 11년을 제외하고는 지난 10년 가운데 가장 낮았다. FTA 시대 자급률 80% 달성은 더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시장 완전 개방 이후 양돈시장=그래서 앞으로가 걱정이다. 농경연의 중장기 양돈 시장 전망을 보면 오는 26년까지 한돈 생산이 5.3% 증가할 때 수입량은 7.7% 늘 것으로 나타났다. FTA로 관세가 철폐되고 육류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이처럼 수입량이 지속 증가, 한돈 생산량 증가세를 압도할 것이란 분석이다. 향후 국내 돈육 시장의 수입육 점유율은 더 높아지고 원래 한돈 몫이어야 할 소비 증가의 혜택은 수입육에 더 많이 빼앗기게 되는 것이다.
점차 양돈장이 설 자리를 잃고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한돈 생산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 더구나 소비자들의 수입산에 대한 거부감도 점차 줄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앞으로 수입육에 의한 한돈시장의 잠식은 양돈산업에 더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 한돈의 몫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곧 한국 양돈산업의 지속 발전을 위한 기본 조건이란 점에서 한돈의 경쟁력 제고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되는 것이다. 여전히 가격 차이가 많은 수입육과의 차별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전한 고품질의 한돈을 생산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아울러 가격 경쟁력을 위해서는 생산성 제고와 더불어 유통 단계에서의 노력도 필요하다. 정부가 조합형 패커 등 일관 유통체계를 더욱 육성, 현재 4~6단계인 유통단계를 2~3개로 간소화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는 유통구조 개선 대책을 추진 중에 있는 것도 바로 한돈 등 국내산 축산물의 경쟁력 제고의 일환이다.
■새로운 시장의 형성=한돈 시장 사수가 더욱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시장의 흐름 역시 놓쳐서는 안된다. 바로 새로운 유통채널로서 온라인 거래의 활성화가 대표적이다. 정부 역시 유통구조 개선 대책의 하나로 사이버 거래 확대 방안을 내놓고 있다. 한돈 시장 사수의 측면에서 온라인 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것은 온라인 시장의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흐름으로 향후 기존 시장을 빠르게 대체해 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그리고 실제 그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농축산물을 비롯해 전체 소매 거래에서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전체 소매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 7.8%에서 무려 11.6%P 늘었다. 최근 결제가 간소화되고 배송도 빨라지면서 기존 온라인 구매의 단점이 해소돼 빠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조금이라도 저렴한 상품을 찾으려는 실속 중심의 소비문화가 자리 잡아가면서 짧은 시간에 여러 제품의 가격 비교가 가능한 온라인 거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가운데서도 농축산물의 온라인 거래는 더욱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농축산물의 온라인 구매액은 지난 13년 1조1천323억원에서 지난해 1조7천307억원으로 무려 53% 증가했다. 온라인 구매 가운데서도 모바일 즉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구매는 16년 9천537억원으로 불과 2년 전인 14년 3천449억원에 견줘 176%, 즉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온라인 거래의 장점과 함께 신선도가 무엇보다 중요한 농축산물의 경우 최근 빨라진 배송은 물론 포장 기술의 진화가 온라인 거래를 늘리는 동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돈에도 새로운 시장의 형성은 기회일 수 있다. 무엇보다 한돈의 경쟁력 저해 요인으로 지목되던 과도한 유통비용 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기회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수입육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향후 양돈 시장에서 온라인은 또 다른 전략으로 접근해야 할 전쟁터일 수 있다. 때문에 앞으로 커갈 온라인 시장을 선점하고 수입육과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로 만들기 위해 업계의 보다 많은 관심과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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