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국민들의 한돈사랑, 이제 보답할 때
[특별인터뷰] 국민들의 한돈사랑, 이제 보답할 때
1인 가구·고령화에 맞춘 요리 개발 매진
‘무허가 돈사 적법화’ 현실에 맞게 집행을

기업 양돈, 2013년 이전으로 돌아가야
“농가 권익 신장 위해 새해도 노력할 터”

이병규 한돈협회장
  • by 김현구

“한돈협회 직원들이 돼지 부위 위치가 어딘지 모르면 우야노!” 이병규 한돈협회장을 인터뷰하기 위해 협회를 방문한 날. 마침 이 회장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돼지 소분할 부위 맞추기에 대한 깜짝 퀴즈를 진행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적잖이 당황한 기색으로 대부분 명칭을 맞췄으나 답을 많이 못 맞힌 직원들은 갑작스런 퀴즈에 허를 찔린 표정들이 역력했다.

이 회장은 “3년간 직원들과 일하면서 옥신각신하고, 때로는 질책을, 또 한편으로는 격려를 통해 직원들과 한돈산업 발전을 위해 호흡하고 있다. 이 같은 퀴즈는 직원들과 소통하는 하나의 과정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돼지 기자는 돼지 부위가 어디에 있는지 다 알 쟤?”하고 묻는 순간, 기자는 뜨끔해 하면서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하겠다고 빨리 말을 돌렸다.

이병규 회장 취임 후 3년, 한돈산업의 위상이 제고되면서 농업 생산액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밥상 위의 국가대표’ 한돈이 ‘농업계의 국가대표’로 명실상부 자리매김 한 것이다. 이에 이 회장은 “쌀과 대등하게 1위 품목으로 성장한 것은 소비자들의 역할이 가장 컸다. 소비자들의 신뢰가 없었다면 이 또한 어려웠을 일이다”며 “성취감보다는 의무감 및 책임감이 더 크다”고 겸손해했다. 특히 “이제 소비자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기 위해서 더 안전하게 한돈을 생산하고 ‘착한 가격’에 공급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 회장은 미래의 돼지고기 소비 트렌드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가 500만 가구를 돌파, 2인 가구를 앞질러 4가구 중 1가구 이상이 1인 가구로 집계됐다. 또한 작년 서울시 평균 연령이 40세를 넘는 등 대한민국이 고령화 사회로 바짝 다가가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한돈 소비 변화의 포커스로 1인 가구 및 고령화에 맞춰 이에 맞는 식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건강 및 장수를 위해서도 단백질 중 으뜸인 한돈을 주기적으로 많이 섭취해야 하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 장년층 및 노년층의 육류 섭취량은 권장량에 미달, 건강 유지와 일상생활 수행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도 육류 섭취량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단백질 중 으뜸인 한돈 섭취 증가가 왜 필요한지 국민들에게 설득 과정을 통해 한돈이 국민 식품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농가 및 업계는 지속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한돈이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는 튼튼하고 빠른 성장을, 1인 가구 및 고령 노인들에게는 건강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영양소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1인 가구 및 노인, 어린이들이 쉽게 섭취할 수 있도록 다양한 요리 개발이 끊임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돼지고기 22개의 소분할된 부위 각각의 영양소를 규명해 향후 연령별 소비자들이 한돈 부위 선택 시 영양적 요소를 고려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것. 그는 “삼겹살이 국민들에게 여전히 가장 많이 인기가 있지만 3년 동안 저지방 부위 소비도 크게 늘어나 부위별 소비가 균형적으로 맞춰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앞으로는 단백질의 소중함을 널리 알려 한돈 부위 전체 소비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신 후 화제를 돌려, 양돈 현안 및 미래 양돈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물었다. 작년 돈가는 안정됐으나, 여러 가지 환경 문제 및 대기업 양돈 진출 문제가 불거졌다. 특히 질병 문제가 양돈장 생산 성적에 발목을 잡으면서 작년 질병 발생 농장들은 한 숨만 내쉬었다.

이 회장은 3년전 당시 선거 공약으로 121개 지부 모두를 방문, 간담회를 통해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할 것을 다짐했다. 그러나 FMD 발생 등으로 모든 지부를 방문하지 못했지만 임기 전까지 꼭 방문, 소통하겠다고 다시 한 번 약속했다. 그는 “현장 방문을 통한 간담회를 진행하면 농가들은 지속 가능한 양돈장 구현에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가축사육제한 거리, 무허가 돈사, 각종 악취 규제 등 점점 농가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것.

그는 “정부는 ‘사육을 위한 정책’이 아닌 ‘정책을 위한 사육’ 형태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2018년 무허가 돈사 폐쇄의 경우 민과 관이 합심해서 적법화를 추진해야 함에도 여전히 지자체의 무관심 아래 실적이 낮다”고 진단, 농가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18년 이후 무허가 돈사 폐쇄 명령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농가들의 탈출구를 먼저 마련해 줘야 한다”며 “정부가 마음에 안 든다고 농가들의 생업을 뺏으려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반드시 치룰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대기업들이 생산 분야에 호시탐탐 진출 기회를 엿보면서, 이를 대응하지 못하면 향후 농가들의 사육 기반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최근 대기업 양돈 분야 진출 확대와 관련, “기업이 생산을 주도하면 안 된다”고 다시 한 번 확고하게 말했다. 기업은 더 이상 사육두수를 늘리지 말고, 2013년 모돈 감축 이전 수준으로 줄일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양돈업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관련법 제정과 그에 상응하는 패커를 키울 수밖에 없다”며 “협동조합형 패커 등 생산자 관련 유통 물량이 60% 이상 될 때, 기업 양돈과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기업형 패커와 협동조합형 패커는 동반성장 할 수 있다고 주장, 이를 위해 정부는 양돈조합이 협동조합형 패커를 속히 구현할 수 있도록 금리 인하 및 대출 상환금 거치 기간 연장 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올해 협회는 농가 생존을 위협하는 무허가 돈사, 악취, 환경 규제 등에 철저하게 대응키로 했다”며 “현장을 무시한 정부의 정책 등에는 단호하게 대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특히 한돈산업 고령화에 대비, 한돈산업 미래 준비를 위해 청년 한돈인, 여성한돈인 역량 강화를 위해 내년 청년분과위원회를 새롭게 신설, 현 고령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돼지 등급제 정산 정착 추진, 한돈팜스 사용자 확대 및 수급 전망 강화 등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 농업 생산액 1위 품목에 걸맞게 사업을 내실 있게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최근 사육두수가 지속 증가하면서 올해 도축두수도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모돈 감축은 추진하지 않고 시장 원리에 맡기겠다”며 “한돈농가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 항상 고민하며 농가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올해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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