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생존을 넘어 책임·공존 지향해야(1/5)
[프롤로그]생존을 넘어 책임·공존 지향해야(1/5)
  • by 양돈타임스
신년특집-농업 1위 한돈산업, 어떻게 가야하나
[프롤로그]생존을 넘어 책임·공존 지향해야

한국 농업 대표로서 경쟁력 제고 필수
中 덴마크도 1위…미 6위 브 7위 차지
양돈 숨통 죄는 과도한 규제 재고돼야
1등 유지가 큰 과제, 이제부터가 시작

2016년은 국내 양돈산업에도, 그리고 한국 농업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한해로 기록됐다. 그동안 쌀에 이어 농업 가운데 생산액 2위를 줄곧 지키던 양돈이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진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생산액 순위의 자리바꿈이 아니라 한국 농업의 대표선수가 쌀에서 돼지로 바뀌었으며 우리 국민들의 식생활 변화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건’이기도 하다. 한돈산업에도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1위라는 자리는 그에 따른 책임의 무게도 그만큼 무거워지는 자리인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한돈산업 발전 방안들은 이제 생존을 넘어 한국 농업 1위 산업으로서의 책임을 담아 재정비돼야 할 시점이다.
■1위 산업이 되기까지=양돈산업이 생산액으로 농업에서 2위로 자리를 굳히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인 지난 08년부터로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꾸준히 늘기는 했지만 07년까지는 소와 생산액에서 2~3위를 다투는 규모였던 것이 08년 처음으로 4조(4조853억)의 문턱을 넘은 이후 줄곧 농업 가운데 2위, 축산 가운데 1위를 유지했다. 특히 소와의 생산액 차이는 그 이후 급격히 벌어지기 시작해 지난 15년 양돈 생산액(6조9천671억원)이 소(4조7천77억원)에 비해 48% 가량 많았다.
2위 자리로 올라선 이후에도 쌀과의 차이는 컸다. 08년만 해도 쌀은 9조3천796억원으로 전체 농업 생산액 가운데 24% 가량을 차지했으며 돼지의 2배 이상 규모였다. 그러나 쌀은 서구화되는 식습관의 흐름 속에 감소한 반면 돼지는 빠르게 증가하면서 15년 쌀과 돼지의 차이는 10% 차이로 좁혀졌다. 그리고 그동안 증가세를 보이던 쌀 생산량은 지난해 419만7천톤으로 일년 사이 3% 준데다 쌀값마저 크게 하락(11월 25일 기준 전년 대비 14%↓)했다. 동시에 돼지는 출하두수 1천600만두를 가볍게 넘는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돼지고기 소비 호조로 돼지 값도 받쳐주면서 쌀과 생산액 역전의 기회가 온 것이다.
물론 돼지가 농업 1위 품목이 된다고 해서 기존에 쌀이 가진 위상을 그대로 물려받는 것은 아니다. 쌀은 생산액뿐만 아니라 생산액 1위를 뒷받침했던 우리 국민의 주요 식량으로서의 지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산액 1위의 자리는 그만한 생산량과 더불어 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지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이룰 수 없는 결과다. 즉 생산액 1위가 의미를 갖는 것은 한돈산업이 이제 축산업을 대표하는 산업을 넘어 한국 농업을 대표하는, 동시에 한돈이 국민들의 대표 먹거리로 발돋움했다고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이제 한돈산업의 발전 방안은 더 이상 한돈산업의 생존에만 머물 수 없게 됐다.
■무엇을 해야 하나=한국 농업 가운데 진정한 대표 산업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1위 산업이라는 위상에 걸 맞는 책임도 따른다. 그 중 하나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개방화 시대 경쟁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한돈산업은 1위 산업의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나라와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경쟁력, 그것이 진정한 1위 산업의 위상이기도 한다. 이제 한돈산업에 생산성 제고는 생존을 넘어 한국 농업 자존심의 문제도 되는 셈이다. 생산성은 한돈산업의 생존 조건인 동시에 1위 산업으로서 가장 기본 책임이라 할 수 있다.
한돈산업의 농업 1위 도약은 소비자들의 한돈에 대한 지지가 없었다면 결코 달성할 수 없었던 결과다. 때문에 소비자, 국민들을 위해 이제 한돈산업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이는 비단 일반 소비자뿐만이 아니다. 양돈장들도 각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다.
한돈산업이 1위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점차 서구화되는 국민들의 식생활 변화가 있었다. 아마도 대표 육류로서 돼지고기의 지위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돼지고기의 인기에도 한돈의 자리는 계속 위협받고 있었다. 지난 몇 년 한돈 시장의 호황 속에서도 돼지고기 자급률은 계속 낮아졌다. 시장 개방과 산업 기반을 위협하는 각종 규제들이 늘어나는 돼지고기 수요를 한돈 대신 수입육 차지가 되도록 한 원인들이다. 농업 1위 산업이라는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자급률 사수는 필수 과제다.
한돈 산업이 지속 유지되기 위해 산업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들도 짚어봐야 한다. 지금까지 한돈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산업의 허리 역할을 했던 전업농·중소규모 농가들이 점차 줄고 더 나아가 대기업의 양돈산업 참여가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무엇이 한돈산업의 지속발전을 위해 바람직한지 머리를 맞대야 한다. 또 하나가 사람, 인재의 문제다. 각종 규제가 강화되면서 양돈 신규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 인만큼 얼마나 더 많은 양돈 2세를 한돈산업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가는 산업의 연속성 측면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정부의 정책도 변화가 요구된다. 한돈산업이 고돈가 속에 급격히 성장한 최근 몇 년간 정부 정책들은 한돈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로 수렴하고 있다. 한돈산업, 양돈인들이 요구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라 적어도 산업의 숨통을 조이는 과도한 규제에 대해 재고하는 데서부터 정책적 변화를 바라고 있다. 더 나아가 쌀이 농업에서 갖는 지위와 의미는 그동안 쌀에 대한 정책적 배려와 지원에서의 차별화로 나타났듯 한돈산업에 대한 정책도 1위 산업으로서 그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
1등은 그 영광보다 그에 따른 책임과 1위 유지를 위한 노력의 크기가 더 큰 자리이기도 하다. 한돈산업이 1위 산업으로 오르기까지 쉽지 않았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규모면에서뿐만 아니라 한국 농업을 대표할 수 있는 진짜 1등 산업으로 거듭나는 길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각국의 양돈산업 위상은=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나라들도 양돈업은 농업 가운데 주요 위치를 점하고 있다. 지난 2013년 기준 FAO(세계 식량농업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양돈 생산액이 농업 중 1위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세계 돼지고기 생산량 중 절반을 차지하고 돼지고기가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중국 농업 생산액 1위는 단연 양돈이다.
그렇다면 돼지고기 수출국들은 어떨까? 4대 수출국인 EU, 미국, 캐나다, 브라질의 양돈 생산액 순위를 보면 정작 이들 국가들 중 양돈이 1위인 국가는 드물다.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수출이 활발한 국가들 중 양돈 생산액이 1위인 국가로는 덴마크가 있다. 그러나 다른 주요 수출국들인 독일, 프랑스, 스페인은 각각 양돈 생산액이 2위, 4위,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유가 생산규모 면에서 더 큰 국가들이 많았다. 미국의 경우는 그 순위가 더 밑이다. 양돈은 옥수수, 소, 우유, 닭, 콩에 이어 6번째다. 또 캐나다는 밀, 유채에 이어 세 번째이며 브라질은 소, 사탕수수, 콩, 닭, 옥수수, 우유에 이어 7위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수입량이 많은 일본은 쌀 생산액이 가장 많으며 그 뒤를 이어 우유, 달걀, 닭에 이어 돼지가 5번째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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