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한돈, 경쟁력 키워 육류 시장 사수해야(5/12)
[창간특집]한돈, 경쟁력 키워 육류 시장 사수해야(5/12)
  • by 양돈타임스
[창간특집]한돈, 경쟁력 키워 육류 시장 사수해야

이일석 이사 / (주)카길애그리퓨리나

수입 돈육은 물론 닭·소고기와도 경쟁
소비자 외면 부르는 고돈가 지속 경계를
생산성 제고→원가 개선→생존 가능성 쮢
품질 개선 시급…1등급 이상 70% 넘어야

한돈 생산액은 10년 전 3조5천억원 안팎에서 지난해 6조8천억원으로 거의 2배 가량 성장했다. 농업분야에서 축산업 생산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43%나 되고 그 중 한돈산업이 54%라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볼 때 한돈산업은 그야말로 눈부신 도약과 성장을 실현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10년 전 1만2천호가 넘던 한돈 농가수는 최근 4천761호로 무려 60%나 감소했다. 또 가속화되는 메가 FTA와 끊임없는 양돈 질병의 위협, 환경 규제 그리고 초고령화와 계열화를 확대하는 기업의 성장은 계속해서 농가들의 존립 기반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지난 10년간의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한돈산업의 주요 아젠다로 부각되고 농가들이 헤쳐 나가야 할 큰 산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프>에서 보듯 대한민국 돼지고기 1인당 소비량은 최근 저지방육 소비 증가와 더불어 꾸준히 증가해 왔고 이는 높은 돈가를 지탱해 준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였다. 문제는 2013년 82%에 달했던 국내산 돈육의 자급률이 ‘14년 75%, ‘15년 70%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한돈 시장이 수입육에 잠식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의 입맛과 트렌드는 그 특성상 한 번 주도권이 넘어가면 되돌리기 쉽지 않아 시장에서 한돈과 수입육의 주도권 경쟁은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된다. 따라서 돈가 하락이라는 문제를 생각하기 이전에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수입육의 시장 확대를 저지하기 위한 마지노선을 마련하고 그에 상응하는 공급 주도권을 가져가야 한다.
결국 한돈 농가가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는 길은 바로 한돈의 자급률을 최소한 80% 이상 확보해 수입육과의 경쟁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본다. 수입돈육 중에서 취급 비중이 높은 미산 냉동육과 유럽의 냉동 삼겹살 경우 관세는 이미 거의 끝났거나 미미하게 남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돈의 경쟁자들은 수입 돈육만이 아니다. 수입 우육과 닭고기, 오리고기, 한우까지 다양한 대체 육류가 바로 한돈의 자리를 위협하는 경쟁자들이기 때문에 더욱 한돈의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수입 돈육뿐만 아니라 대체 육류에 대한 한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기울여야 한다. 한돈농가들이 가야 할 방향을 3가지로 요약해 제안한다.
첫째, 한돈의 가격 경쟁력을 10% 개선할 것을 당부한다. 즉 소비자들이 타 경쟁 육류로 발길을 돌릴 수 있을 만큼 지나치게 높은 돈가가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한돈의 공급량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생산성 개선 없이 단순히 모돈수 감축만으로는 경쟁자들에게 시장을 내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하절기의 성적 관리 수준을 높여 반복해서 계절적 공급 불균형이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적정 수급 조절과 적정 가격을 통해 유통의 경쟁력을 확보해 경쟁 육류로부터 한돈 시장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생산원가 경쟁력 10% 개선이 필요하다. 원가 경쟁력이 없다면 농가는 가격 경쟁력을 갖기 이전에 유지될 수 없다. 즉 치열해지는 경쟁 상황에서 얼마나 원가에 대한 경쟁력이 있느냐는 생존의 문제로 귀결된다. 또한 투자 금액이 높고 생산원가 중 고정비 비중이 큰 양돈사업에서 생산성은 단위당 생산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따라서 현재 국내 17두 수준에 머물러 있는 MSY(또는 WSY)를 단기간 내에 20두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래 <표>양돈 경영 및 가치 분석에서 대한민국 양돈산업 전체를 보더라도 생산성을 10% 개선해 준다면 생산원가도 10% 가량 개선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MSY 17두에서 20두로 개선할 경우 지육 ㎏당 원가도 약 474원 감소해 평균 4천500원(박피 기준) 돈가에서 비육돈 두당 순수익이 3만7천원 이상 개선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한돈산업 전체의 가격 경쟁력을 그만큼 제고시켜 주거나 아니면 한돈농가의 수익을 8천억원 이상 증대시켜 주게 되며 결국 이것은 전국의 지속 가능한 한돈 농가수를 4천호 정도로 보았을 때 농가당 2억원씩 순소득을 개선해 주는 효과로 돌아 올 수 있는 것이다.
셋째, 한돈의 가치 경쟁력 10% 개선을 요청한다. 올해 1분기 한돈 농가들의 1등급 이상 출현율은 63%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보다도 0.7%p 낮아진 수치이다. FMD 상황에 따른 등급 출현율 하락 요인이 있겠으나 한돈의 품질 문제는 소비에 매우 민감한 이슈이며 이미지를 추락시키므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한돈의 품질을 현재 보다 10% 개선하여 1등급 이상 출현율을 70% 이상 확보하자. 또한 단지 품질만 우수하다고 해서 그 가치를 제대로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킬 수는 없다. 즉 적색육에 대한 지나친 오해를 해소하고 돈육의 영양적 가치와 안전성을 잘 홍보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한돈을 신뢰하도록 해 주어야 한다.
요즘 한류의 영향으로 인해 중국 방문객들(요우커)이 계속 늘고 있고 2020년까지 지금의 2배인 1천500만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앞으로의 잠재적인 한돈 소비자를 겨냥한 한돈 마케팅이 한돈의 가치를 견인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한돈산업이 앞으로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현재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머무르는 것은 곧 빠르게 흐르는 물살 위에서 뒤로 떠밀려 후퇴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한돈농가들이 모두 각자의 생산성을 10% 높이고 생산원가를 10% 낮추고 한돈의 가치를 10%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실천한다면 지금보다도 10% 더, 아니 2배는 더 좋은 한돈 세상이 펼쳐질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산수가 아닌 한돈사업의 매력이다. 한돈인 모두가 도전하고 즐기고 존재감을 만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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